"최저임금, 소득주도 성장의 유일한 정책수단 아니다"
"공정경제가 진전되는 만큼 소득주도성장도 진전될 수 있을 것"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그는 지난달 31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사람중심 경제가 기본기조로 있는 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가지 축은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정책이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조율·보완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최근 자영업 중심으로 어려운 분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엄중히 받아들이고 대책을 촘촘하게 조율·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지난 30년간 해온 것처럼 한정된 자원을 소수 대기업에 집중투자해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사람에 먼저 투자해 기업과 국가 경제의 경쟁력 향상으로 선순환하는 길을 열어가자는 게 사람중심 경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붕괴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의미의 사람투자가 소득주도성장"이라며 "사람이 가진 경쟁력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혁신성장, 두 개의 길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는 게 인프라로서 공정경제"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중심 경제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가지 축에 뭘 바꿔서 넣으라고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포용적 성장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아주 일반화된 개념"이라며 "어디에 포커싱 할 것이냐는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주도나 임금주도라고도 표현하는데,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는 노동시장 구조와 노사관계 특성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의 80%를 조직원으로 하는 전국단위 노동조합이 있고, 정부의 사회적 파트너로서 이미 관계가 형성돼 있는 곳은 노동주도가 맞고, 대다수 경제활동인구가 임금계약 안에 들어와 있으면 임금주도가 맞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노조 조직률이 10% 미만이고,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4분의 1이 자영업자여서 고용계약 밖에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어서 임금주도도, 노동주도도 아닌 소득주도성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준적 고용이나 임금계약 밖의 경제활동인구 문제를 생각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했다면, 최저임금을 소득주도성장의 유일한 정책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학자 케인스의 유효수요라는 것도 소득주도성장의 한 부분"이라며 "경제학 이론에는 새로운 게 있을 수 없고 결국 그 시대 상황과 경제적 환경에 맞는 이론의 틀을 어떻게 정책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일반이론 서문을 인용하면서 "당대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의 이론도 따져보면 200년 전 어느 이름 모를 경제학자가 다 한 얘기"라며 "소득주도성장은 200년 전부터 있었지 문재인 정부가 갑자기 만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세 축이 유기적으로 추진되지 못해 성과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금상승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으로 구성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소비 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정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이뤄지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되므로 공정경제가 진전되는 만큼 소득주도성장도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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