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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뉴스&분석] 벼랑 끝 내몰린 `소득주도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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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 끝 소득주도성장 ◆

매일경제

일자리 충격에 이어 소득 충격이 대한민국을 덮쳤다. 이번에도 피해를 입은 건 문재인정부 핵심 지지 기반인 저소득·취약계층이었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최저임금 수준을 높여 수요 창출을 통한 성장을 추진하겠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을 들고나왔지만, 결과는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에 따르면 2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7.6% 줄어든 132만4900원이었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2분위(하위 20~40%) 가구 소득도 1년 전보다 2.1% 빠진 280만원에 그쳤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전체 가구를 10분위로 나눴을 때 가장 가난한 10%(1분위)의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3%나 떨어진 86만5700원에 불과했다. 추락폭 역시 사상 최대였다.

이는 서민 일자리가 줄어든 탓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소득이 감소한 이유는 취업 인원수가 18%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며 "2분위도 취업 인원수가 4.7%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선·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그 파급효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영세자영업자의 사업소득 감소가 현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5분위(상위 20%) 소득은 1년 전보다 무려 10.3% 오른 913만4900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그러면서 소득분배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찍었다. 2분기 기준으로 봤을 때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이 2008년(5.24배)을 제외하고 역대 두 번째로 높은 5.23배를 기록한 것이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분배가 불균등하다는 뜻이다. 하반기 전망도 잿빛이다. 3분기 시작인 지난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00명 늘어난 데 그치며 이미 고용 쇼크를 일으켰다. 주로 제빵원, 경비원, 배달원 등 서민 일자리 수십만 개가 줄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부도 "일자리 감소에 일부 영향이 있다"고 인정한 최저임금이 올해 16.4%에 이어 내년에도 10.9% 오를 예정이어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대다수다.

[이유섭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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