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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기자의눈]은행권, 언제까지 이자장사만 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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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인희 기자 = 올 상반기 은행권 이자수익은 20조원에 육박하는 19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18조원)보다도 9.5%(1조700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은행들의 평시잔고기준 이자수익 자산도 지난해 상반기 1985조9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2014조3000억원으로 무려 118조4000억원이 늘었다.

물론 은행업의 기본은 예금과 대출이다. 기본 수익원 역시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제한 예대마진이기에 은행들이 많은 이자수익을 거뒀다는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은행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항상 ‘이자 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는 것은 은행들이 이자 외에는 뚜렷한 수익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은행들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글로벌 은행들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난다. HSBC·BNP파리바·웰스 파고·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은행들은 전체 수익 중 비이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50%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비이자 수익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자체 IB(투자은행)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동기 4조6000억원보다 33.4%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살펴보면 국내 은행들의 사업 수익성을 알 수 있다. ROA와 ROE는 은행이 총자산과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지 알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ROA는 0.48%, ROE는 6.0%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100대 상업은행 평균 ROA는 1.09%로 국내 은행의 2배가 넘고 ROE는 9.73%로 국내 은행의 1.5배 수준이다. 쉽게 말해 국내 은행보다 미국 상업은행들의 자체 생산성이 더욱 높다는 뜻이다. 결국 국내 은행들은 자체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더욱 ‘이자 놀이’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물론 은행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자체 생산성 향상 없이 손쉬운 이자장사에만 집중하면 성장 한계는 명확하다. 더구나 포화상태가 되어가는 국내 금융시장을 고려하면 은행들은 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은행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자체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 없이 이자 수익에만 안주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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