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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질병 사전 차단하는 백신, 검증된 예방 효과는 기본…안전성까지 꼼꼼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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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결핵 앓으면 회복 후 접종

임신부, 백혈병 환자는 피해야

맞은 후 3시간 이상 몸 상태 관찰

예방접종 시 유의점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신약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많은 약이 시장에 등장했다 사라진다. 안전성 문제에 발목을 잡혀 퇴출당하는 경우가 그렇다. 모든 약은 위험성을 내포한다. 의약품 개발·허가 당시에는 없던 부작용이 수년 후 보고되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인 건 임상시험, 시판 후 조사·연구, 이상 사례 보고 등 여러 단계의 안전장치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슈는 백신에서도 유효하다. 장기간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이 각광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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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의약품은 필연적으로 약효와 부작용을 동반한다. 시판되더라도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우수한 효과를 보인 의약품도 병원에서 처방되는 과정 중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면 한순간에 가치를 잃는다.

실제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약이 예기치 않은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외면당한 사례는 여럿 있다. 시사프라이드(2000년 시판 중지), 페닐프로파놀아민(2004년 시판 중지), 테가세로드(2007년 시판 중지), 시부트라민(2010년 시판 중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로페콕시브는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 받은 후 많은 환자에게 널리 쓰이다 심장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돼 2004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는 “이 사건 이후 신약 개발 분야에서 효율성뿐 아니라 안전성이 강조되는 분위기가 대두됐다”고 말했다.

제조사, 외국 정부 승인 여부 따져 골라야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백신 역시 안전성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백신은 전염성 질병을 관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의료적 조치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접종률을 저하시켜 질병의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논란이 빚어진 중국 백신 사례를 보자. 지난달 중국에서 자국 백신 사업을 키우고 저렴한 백신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수십만 개의 중국산 백신이 유통되고 해당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사망했다. 이후 관계당국이 관련자를 처벌하고 철저히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중국 내 자국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잔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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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가짜 백신 문제는 사실로 드러났지만 제대로 허가받아 유통되는 백신이더라도 개인의 면역, 건강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발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믿고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선 소비자 스스로 백신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백신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은 허가받기 전 실시하는 임상연구와 실제 진료 환경 내 연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 단계의 임상연구 허가 절차를 거쳐 백신의 시판을 승인한다. 특히 백신을 평가할 때 승인된 이후 실제 진료 환경에서 확인된 질환의 예방 효과를 충분히 고려한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연구와 달리 실제 진료 환경에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이 훨씬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뢰할 만한 백신 제조사가 만들었는지, 다른 나라에서 국가 필수예방접종 사업에 적용되는지가 백신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한국인 대상 연구서 심각한 부작용 전무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체력이 떨어지고 잠을 설쳐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면역력 저하는 대상포진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름철에 대상포진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는 이유다. 대상포진도 백신이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켜 만든 생백신으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증강시켜 대상포진을 예방한다. 60세 이상에서 1회 예방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백신의 종류는 두 가지인데, 선택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유효성·안전성이 검증된 기간과 범위가 달라서다. 중앙보훈병원 감염내과 김춘관 전문의는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 예방 효과가 입증됐는지, 장기간 안전성에 대한 평가·연구 결과가 있는지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2006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에는 2013년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6만 명 이상의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1회 접종만으로 50세 이상에서 예방률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예방 효과는 백신이 시판된 이후 진행된 효과 연구에서 다시 입증됐다. 2011년 6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실제 진료 환경 내 연구에서 성별·연령·인종과 만성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동등한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심각한 이상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지난 3월 세계적인 학술지 ‘백신’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영국의 대상포진 국가 예방접종 사업 시행 후 효과를 분석한 결과 면역력이 가장 취약한 70세 이상에서 예방률이 64%에 달했다. 이런 효과와 안전성을 고려해 영국·호주·캐나다 등에선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 항목에 포함시켰다. 김춘관 전문의는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와 낮은 부작용 발생률이 입증된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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