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 치료 성적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수술·항암제 등 치료법이 표준화하면서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장기 생존한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암 제거’에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암센터의 맞춤형·포괄적 암 치료가 주목 받는 배경이다. 환자 참여형 다학제 협진, 후유증을 최소화한 로봇수술과 전문적인 관리로 ‘환자 중심’ 암 치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암 치료의 미래를 만드는 고대안암병원 암센터를 찾았다.
고대안암병원 암센터 의료진(왼쪽부터 김철용·김선한·박경화 교수)이 유전자 분석 등 정밀의료를 활용한 대장암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진단부터 수술 후 관리까지 환자와 소통
진단의 ‘속도’와 ‘정확성’은 다학제 협진을 통해 완성된다. 대장암·위암·간암·혈액암 등 11개 협진팀이 매주 1회 이상 모여 최선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중기·말기 암은 환자·보호자가 다학제 협진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치료법을 고민하는 이른바 ‘공유의사결정’이다. 공유의사결정은 단순히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선택보다 ‘제안’에 가깝다. 김선한 센터장은 “의료진이 예상되는 결과에 따라 치료법의 순위를 매겨 알리면 환자가 본인의 나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하는 방식”이라며 “환자가 스스로 치료 목적과 효과를 이해하면 치료 참여율이 오르고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에서는 내시경과 로봇수술기(다빈치Xi) 등을 활용한 최소침습·최소절개를 추구한다. 수술 후 남는 흉터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구조적으로 칼을 대기 어려운 방광·전립샘·직장암 치료에 로봇수술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직장암 로봇수술법의 세계 최초 개발, 입안으로 로봇 팔을 넣어 갑상샘암을 치료하는 ‘로봇 경구 갑상샘 수술’ 세계 최초 개발, 근치적 방광 절제술 아시아 최다 시행 등 관련 분야에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이외에도 흉터 크기를 10분의 1로 줄인 로봇 유방 재건술 등 3000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시행하며 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뛰어난 수술 실력은 다양한 암에서 빛을 발한다. 3기 직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 이상(로봇수술), 유방암도 3·4기 환자 5년 생존율이 각각 87.1%, 67.7%로 국내 평균을 훌쩍 넘는다. 환자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는 만큼 과잉 진료 걱정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에서 췌장암·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폐암에 1등급을 획득하며 ‘착한 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정신종양클리닉서 전문의와 일대일 상담
고대안암병원의 환자 중심 의료는 정밀의학으로 꽃을 피운다. 지난해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 분야에 두 개 사업단이 선정돼 새로운 암 진단·치료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총 7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김선한 센터장은 “유전자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똑같은 암도 수술이 나을지, 항암·방사선 치료가 효과적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며 “로봇수술, 유전자 분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포괄적 암 치료의 방안을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