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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출시 두달 2금융 안심전환대출, 원금 상환 부담에 찾는 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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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5000억원 한도 출시 불구 두달 동안 150억원 소진 그쳐...폭발적 인기 끌었던 은행 안심대출과 대비]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2개월이 지나도록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애초부터 성공하기 어려운 상품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2금융권 금융회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월말 주택금융공사가 출시한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더나은 보금자리론'의 판매실적은 지난 7월말 현재 100여건, 판매액은 150억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2개월이 지났지만 한도 5000억원 중 3% 소진에 그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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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나은 보금자리론'은 보험업권, 농·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2015년 3월 은행권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안심전환대출'의 2금융권 버전이다. 당시 20조원 한도로 출시된 은행권 안심전환대출은 판매 4일만에 한도가 모두 소진됐고 추가 판매까지 실시, 총 34조원이 공급됐다.

당시에도 2금융권을 대상으로도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은 2금융권은 은행과 여신구조와 고객군이 달라 일률적인 상품 개발이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안심전환대출을 2금융권 등으로 확대해 낮은 신용, 낮은 소득 채무자의 가계부채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히는 등 출시 요구가 꾸준히 이어졌고 정부는 결국 지난해 10월 가계부채대책에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출시 계획을 포함시켰다.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조건은 1금융권보다 유리하게 설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기존 보금자리론보다 10%포인트 완화(LTV 80%, DTI 70%)하고 채무자의 월 상환액 증가부담을 고려해 만기일시상환 비율을 50%까지 확대했다. 안심전환대출의 가장 큰 부담이 원금상환이지만 원금은 50%만 나눠 갚다가 만기에 나머지 절반을 갚아도 되는 셈이다. 취약계층 대상자나 전자약정 등을 이용하면 금리 우대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출시 때부터 금융권에선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1차분으로 20조원이 공급됐던 1금융권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5000억원 한도로 우선 시행한 것도 반응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출시 2개월이 지나도록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우량한 고객들이 많은 은행권과 달리 2금융권 고객은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리상승기에 연 3.20~3.55% 금리의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안심전환대출은 만기일시상환대출을 분할상환대출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당장 이자와 함께 원금까지 상환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은행에도 대출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안심전환대출은 원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1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출시 당시 정부가 2금융권 확대를 주저했던 이유도 "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당장의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분할상환 대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2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을 내눟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도 장애요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이들 금융회사들에겐 수익성이 좋고 안전한 대출 자산인 만큼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 이는 은행권 안심전환대출 출시 때도 나타난 현상이었다. 은행들이 안정적인 이자수입을 얻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수수료만 받고 주택금융공사에 넘기는 것을 꺼리면서 정부는 당시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해 손실을 보전해 준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 회사들이 대출채권을 넘기려 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 추이를 봐 가면서 2금융권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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