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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박원순 옥탑방구상]"빈집 1000가구 매입…청년·신혼부부 강북유입 유도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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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강북구 한 가정집 옥탑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쿨루프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강북구 삼양동 등 에너지빈곤층 10곳에 쿨루프 시공을 추가지원 한다고 밝혔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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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북 우선투자' 전략…빈집 1000가구 매입, 신축불가능지역도 소규모 정비모델 다양하게 도입
공공기관 강북 이전 TF 통해 연내 확정, SH공사 등 우선 검토…1조원 '균형발전특별회계' 낙후지역 집중 투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에 빈집이 생각보다 많다. 빈집을 사들인 후 수리해서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

서울시가 2022년까지 서울 시내 빈집 1000가구를 매입한다. 저층주거지의 72%를 차지하는 노후주택과 인근 낙후된 주거환경을 정비·재생해 열악한 강북지역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면서 주거난으로 고통 받는 청년·신혼부부 유입을 이끌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강북 이전도 검토한다.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연내 이전 여부를 확정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의 이전을 우선 살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의 한 달 생활 마무리하며 가진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 발표회'에서 "장기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중심 창업공간', '청년주택',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올해 관련법인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마련됐다. 전 자치구 대상 실태조사를 실시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 우선 400가구를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까지 총 1000가구를 매입해 청년·신혼주택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주민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소규모 정비' 역시 활성화한다. 맹지나 부정형·과소필지 등 신축이 불가능한 지역은 재개발 외에 정비사업이 사실상 전무한 만큼 각자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법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유지보수(그대로 살고 싶을 때), 집수리(간단한 수리), 리모델링(면적 확대 등), 건축협정·자율주택정비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신축) 등의 모델이다.

지적이 부합하지 않아 신축이 불가능한데 쇠퇴가 심각한 지역엔 다양한 유형을 종합 활용한 '상생형 도시재생' 모델도 새롭게 도입한다. 예컨대 정비가 시급한 지역엔 소규모 정비를 해서 공공기여를 주민공동시설로 제공하고 주변주거지는 집수리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할 수 있다. 시는 내년 우선추진대상지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엔 제도화 및 확산에 나선다.

노후주택을 고쳐서 다시 쓰는 문화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가동한다. 집수리를 활성화하고 주민 집수리 숙련공을 양성한다. '3인1조의 컨설팅단(집수리 전문가·금융 전문가·마을건축사)'을 구성해 이를 지원한다.

자신의 집을 보존하면서 개선하려는 주민에게 집수리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가꿈주택' 사업은 보조금액을 2배로 상향(최대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해 2022년까지 총 2000가구를 추진한다. 컨설팅을 지원하고 저렴한 이자로 융자하되 월세수입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이낸싱 기법도 도입한다.

대부분 신규 개발지에서 이뤄져 개발지역의 상징이었던 '지중화 사업'을 비 강남지역에 집중적으로 확대한다. 사업주체인 한국전력과 협력해 시가 비용을 선부담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강북 이전도 추진한다. 강남 또는 도심권에 있는 기관을 강북지역으로 옮겨 지역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강남권에 소재한 SH공사,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을 우선 검토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시는 '공공기관 이전 추진단(TF)'을 가동해 이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상기관을 확정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SH공사나 인재개발원은 굉장히 큰 기관이고 특히 인재개발원은 연 2만명 이상 와서 연수를 받기 때문에 이들 기관 이전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어린이를 위한 병원이나 거점도서관과 같은 문화복합기관 등 서울시가 고민하는 많은 기관들을 계속적으로 강북에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오늘날 강남북 격차는 과거 70년대에 이뤄졌던 도시계획 정책배려, 교통체계 구축, 학군제 시행, 대량주택공급 등 강남집중 개발에 기인한 것으로 수십 년 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결단과 투자, 혁명적인 정책방향 전환 없이는 과거와 같은 정책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강북 우선투자라는 균형발전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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