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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한국 대표완구 '맥포머스'의 험난한 中시장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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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5년 중국 법인 설립, 모방 제품·사드 여파로 고전… 짐보리 교구 채택 등으로 재도약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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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매장에 진열된 맥포머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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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입체자석교구 맥포머스로 잘 알려진 한국짐보리(주)짐월드는 지난 2015년 중국 법인 설립과 함께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법인 설립 후 3년,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국 완구에 대한 낮은 인지도, 쏟아지는 중국 모방 제품 등 중국 완구 시장의 벽은 높았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도 적지 않았다.

한국 대표 완구 브랜드 맥포머스가 중국시장에서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주요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구축을 완료했고, 중국 조기교육 시장 브랜드 파워 1위인 짐보리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중국 전용 제품을 출시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 공략에도 나섰다. 중국법인이 위치한 상하이에서 만난 박진우 맥포머스차이나 부총경리는 "지난 3년은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며 "짐보리와의 전략적 제휴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10대 브랜드 합친 점유율이 1%" 중국 완구시장의 높은 벽

중국 완구시장 규모는 약 650억 위안(10조6460억원·중국 협회 발표 2016년 기준)으로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산아정책이 완화 추세에 있고, 소득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향후 5년간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큰 시장에 높은 성장성까지 갖췄지만 중국 완구 시장은 아직 가성비 위주의 시장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완구들이 고전하는 배경이다. 박 부총경리는 "아직 저가 완구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고, 지적재산권 보호가 약해 모방업체들이 넘쳐난다"면서 "마텔이나 레고 등 글로벌 10대 완구 브랜드들을 모두 합쳐도 중국 시장 점유율이 1%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한국 완구 업체들에겐 더욱 벽이 높다. 박 부총경리는 "건담 드레곤볼 후레쉬맨 등 캐릭터 상품과 레고 피셔프라이스 등 완구 브랜드로 각인이 된 일본, 미국, 유럽 국가 제품들과 달리 한국 완구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낮다"면서 "한국 유통업체들도 중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처음 진출하면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데부터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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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용 맥포머스 제품/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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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제품, 사드 등으로 고전…교육 연계 전략으로 승부

맥포머스는 중국에 소개된 직후에는 큰 호응을 얻었다. 1선 대도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고 2014~2015년 동방CJ 등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며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2015년 중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나섰지만 그때부터 진짜 '중국의 벽'에 맞닥뜨렸다. 자석완구가 알려지면서 모방업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고 사드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이 이내 뒷걸음질쳤다.

맥포머스차이나는 교육 사업과 연계한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글로벌업체인 짐보리 본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 전역의 300여개 짐보리 센터에서 맥포머스를 수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남달라 직접적인 매출 확대는 물론,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이저러스 마더케어 등 완구, 유아 용품 판매 체인, 백화점, 티몰, 웨이신 등 주요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구축도 마무리단계다. 가성비가 민감한 중국 고객들을 고려해 중국 전용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한 3개 제품의 가격은 각각 298위안, 498위안, 698위안 이다. 맥포머스 제품의 전체 평균 가격 800위안(13만원) 보다 낮다. 단일 브랜드로 매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개념 창의블록 '클릭포머스', 프랑스 직수입 애착인형 '돌체' 등 다른 제품 라인업도 적극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박 부총경리는 "레고가 계속 고전하면서도 중국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결국은 브랜드를 찾게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맥포머스도 꾸준히 노력해서 중국에서도 아이들에게 사주고 싶은 완구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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