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2 (수)

美 기업실적 발표 횟수 축소 논쟁 가열될 듯 … 트럼프 “1년에 두 차례 검토 지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1970년 이후 상장기업들에 의무화 되어 있는 분기별 실적 보고 및 가이던스 제시가 기업들을 단기 성과에 집착하도록 만들어 장기적 전략 추진을 방해한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를 반기 실적 보고로 변경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다시금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연간 4차례 이뤄지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연간 두 차례로 줄이는 방안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고 경영자들과의 대화에서 미국의 비즈니스(일자리)를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을 물었다"면서 그 중 한 사람이 "분기 실적 보고를 중단하고 6개월마다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면 기업들에 보다 큰 융통성을 부여하고 비용도 절약하게 될 것이라며 "SEC에 연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기 보고 대신 반기 보고제로의 전환을 권유한 기업인은 펩시의 인디라 누이 최고경영자(CEO)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규제 완화 차원에서 그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EC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SEC가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해야 될 의무는 없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도 CNBC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분기별 가이던스 제시 방식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비판론자들은 분기 실적 보고가 기업들을 장기적 성공 전략 수립과 추진 보다는 단기 성과에 근시안적 포커스를 맞추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분기 수익과 매출 데이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월가의 행태는 기업 경영진에게 주가 관리의 부담을 안겨줌으로써 기업들이 투자 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WSJ에 따르면 어카운팅 리뷰의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실적 보고를 자주할수록 투자가 적어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기업 전략에서의 장기적 접근 방식을 지지하는 대표적 인사 가운데 하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17일 트위터 내용에 직접 코멘트는 하지 않았지만 WSJ에 "장기 전략에 보다 초점을 맞춘 기업들의 행위를 활성화할 필요에 대해 (진보와 보수 양 진영) 사람들로부터 얘기가 나오는 것을 듣고 고무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기 실적 보고제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많다.

WSJ에 따르면 어카운팅앤드이코노믹스저널의 2011년 보고서는 기업들이 연간 한 차례 실적 보고만 했던 1950년대 초반부터 1970년까지 기업들의 자본비용이 분기 실적 보고가 의무화된 시기보다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분기 실적 보고가 기업들의 투자를 제약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보고서다.

게다가 실적 보고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공개되는 기업 정보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증권시장의 투명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과 자산운용사에 비해 기업 정보 취득이 어려운 일반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jdsmh@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