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안 어겨 계정 폐쇄 어렵다'던 트위터 '일주일 정지' 조치
잭 도시 트위터 CEO "영구 계정 삭제는 여전히 반대"
애플을 필두로, 유튜브,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이 지난주 다수의 존스 관련 계정을 삭제했지만, '트위터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며 삭제를 거부한 지 일주일여 만이다.
이 조치는 IT 전문매체 시넷이 트위터 소유의 라이브 스트리밍 앱인 '페리스코프'에서 방송된 존스의 비디오 연설 내용을 보도한 직후 나왔다.
음모론자로 유명한 알렉스 존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 비디오에서 존스는 지지자들에게 "주류언론은 적이다. 이제는 적을 공격할 때"라면서 "소총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존스가 행한 수십 개의 트윗 가운데 절반이 '직접적인 폭력 선동을 조장하는' 콘텐츠라고 주장했다.
알렉스 존스는 3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2001년 9·11 테러는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며, 2012년 26명의 사망자를 낸 샌디후크 초등학교 총기 난사사건은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이 지어낸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내전을 기획하고 있다는 등의 허위 사실과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알렉스 존스 채널 가입자 수는 250만 명을 넘는 등 엄청난 숫자가 그를 추종한다.
지난 2016년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이 토크쇼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그의 음모론적 콘텐츠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되자 가장 먼저 애플이 지난 5일 아이튠스 팟캐스트에서 존스의 6개 팟캐스트 가운데 5개를 솎아냈다. 이어 6일에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등이 존스의 콘텐츠를 대부분 자체 플랫폼에서 없애 버렸다.
하지만 트위터는 존스와 인포워스 콘텐츠가 거짓 정보를 담고 있다 해도 직접적인 폭력 위협이나 증오 연설을 금지하는 트위터의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올린 트윗에서 "이것이 많은 사람에게 어려운 문제인 것은 알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잭 도시 트위터 CEO |
이후 실리콘밸리와 미국의 다수 언론은 물론, 트위터 내부에서조차 "미국 주요 테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트위터만이 샌디 후크 총격 사건을 사기라고 하는 존스와 인포워스의 콘텐츠를 용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꿈쩍 않던 도시 CEO는 존스가 언론을 향해 '총기'를 언급하자 결국 일주일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로 존스의 계정은 7일간 트위터에서 읽기 전용 모드로 전환됐다.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윗 내용을 탐색할 수는 있지만, 리트윗 등 다른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시 CEO는 일시 정지 조치 이후에도 NBC 뉴스 쇼에 출연해 "우리는 변덕스러운 개인적 믿음에 의존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수는 없다"면서 존스 콘텐츠에 대한 영구적인 폐쇄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정지 조치를 받으면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을 다시 생각한다"며 "이번 일시 정지 조치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회사의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T 전문매체 시넷은 "테크 업계 CEO들은 늘 이런 종류의 결정을 회피하길 원한다"면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자신의 플랫폼이 '진리의 중재자'인지 불안하다고 말하다가도 수백만 명의 청중을 지닌 영향력 있는 인물, 즉 존스의 경우와 같은 문제에 맞닥뜨리면 자사의 플랫폼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꼬집었다.
NYT는 "반복된 규칙 위반에 대해서는 단기적 이용 정지 명령을 내린다는 트위터의 규칙으로 미뤄 얼마나 많은 반복적 위반을 해야 존스의 계정이 영구 정지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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