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당내 문화에 실망한 간부들, 민간 기업으로 이직"
'중국-UAE 경제포럼'에서 연설하는 중산 中 상무부장 |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최전선에 선 정부 부처인 중국 상무부가 심각한 두뇌 유출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내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석 달간에 걸친 상무부 감사를 마친 후 이 부처에 심각한 두뇌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중앙기율위는 "상무부의 심각한 두뇌 유출에 대해 진지하게 분석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뛰어난 간부들로 팀을 구성하고, 해외에 파견된 간부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을 제언했다.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상무부를 떠난 인력은 152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4년 27명, 2015년 30명, 2016년 23명 등 2014∼2016년의 두뇌 유출이 가장 심각해 3년 동안 상무부를 떠난 인력이 80명에 이른다.
이 기간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고위 관료와 당 간부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 작업을 벌이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2012년 말 시 주석의 집권 후 당의 노선을 철저하게 따를 것을 강요하는 부처 내의 경직된 분위기를 견디다 못해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민간 기업으로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가장 큰 문제는 상무부 관료들이 유연하게 사안을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이들은 정책 대안을 개발하는 대신 당의 노선에 순종할 것을 강요받는다"고 전했다.
상무부의 두뇌 유출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대적인 무역 공세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상무부의 한 전직 관료는 "무역 협상과 거시 경제 관리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이 대거 상무부를 떠났다"며 "최고위층에게 정확하고 가치 있는 정책 조언을 할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미국 통상팀은 풍부한 무역 협상 경험을 갖춘 변호사 등이 이끌고 있어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그는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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