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23일 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그대로 방치하기는 곤란하다 해서, 그래서 보존정비를 표방한 발굴조사는 단행했다. 조사 결과 소문대로 대단한 발굴성과를 냈다. 하지만, 발굴조사가 끝난 지 한참이나 지나도, 정작 어떻게 정비하고 활용할지는 정하지 못한 채 표류한다. 그래서 이럴 거면 왜 발굴했던가 하는 비판이 많다. 경주 사천왕사 터 얘기다.
발굴조사단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신라 문무왕 19년(679) 경주 낭산 기슭 신유림(神遊林)에 세운 호국사찰 사천왕사터 정비와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 행사를 오는 23일 경주 드림센터에서 연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한 사천왕사터 발굴 성과를 돌아보고 절터 정비와 문화 콘텐츠 개발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670∼676년 벌어진 나당전쟁 때 명랑법사가 낭산 남쪽에 임시로 절을 만들었는데, 싸움을 하기도 전에 당나라 배가 침몰하자 이곳에 정식으로 건설한 사찰이 사천왕사다.
이곳에서는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사가 이뤄져 '녹유신장상'(綠釉神將像) 조각이 나왔고, 1922년에는 금당터와 탑터 실측조사가 시행됐다.
연구소는 2006년 70여 년 만에 사천왕사터를 재발굴해 금당 하나에 탑이 두 개인 일금당이탑(一金堂二塔) 양식이라는 건물 배치와 규모를 확인하고, 유물 4천여 점을 찾아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중국과 한국 절터 보존정비 현황과 사례를 고찰한 발표에 이어 사천왕사터 발굴조사 현황과 주요 성과, 사천왕사터 출토 유물의 과학적 분석과 복원, 사천왕사 불교문화 원형 발굴과 활용 방안, 경주 낭산 유적 스토리텔링과 대중 문화콘텐츠 개발 전략에 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사천왕사터 유적 보존관리 방안에 대해 발표하는 김우웅 명지대 한국건축문화연구소 부소장은 "사천왕사는 동해남부선 철도와 국도 7호선으로 인해 사역(寺域)의 범위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을 뿐 아니라 유적 정비도 임시방편으로 이뤄져 사실상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추가 발굴조사로 사역을 확인하고 주변 낭산, 선덕여왕릉, 망덕사터와 연관성을 찾아 성격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휴게시설과 통합 안내센터를 확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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