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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브라질 대선 예비 후보 13명 등록…룰라도 '옥중출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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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연방선거법원 심사에 따라 좌절 가능성…1989년 대선 이후 29년만에 최다

정치 전문가들 "사실상 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과 좌파 노동자당 대결 구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13명이 모두 등록을 마쳤다.

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연방선거법원은 각 정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예비후보 13명이 공식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대선 후보 수는 지난 1989년 대선(22명)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다.

선거법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TV·라디오 선거방송이 시작된다.

연방선거법원은 9월 17일까지 후보 자격을 심사해 결과를 발표하며, 이 과정에서 각 정당은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이며,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연합뉴스

룰라 전 대통령



좌파 노동자당(PT)은 예상대로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후보로 등록했다. 교육장관과 상파울루 시장을 지낸 페르난두 아다지가 부통령 후보로 나선다.

룰라 전 대통령은 후보 등록 직후 노동자당이 공개한 서한을 통해 "나는 죽지도 않고 후보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며 모든 정치적 권리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또 "나는 동정이 아니라 정의를 바란다"면서 "나의 존엄을 석방과 바꾸지 않겠다"고 말해 대선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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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들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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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석방과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자들



이에 앞서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 1만여 명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집회를 열고 연방선거법원까지 행진했다.

붉은 옷을 입은 지지자들은 "죄없이 수감돼 있는 룰라를 석방하라"며 '자유 룰라' '룰라를 대통령으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규모 집회로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별다른 충돌이나 연행자 없이 마무리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올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법조계에서는 연방선거법원이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를 적용해 룰라의 대선 출마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0년에 만들어진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은 최근 "피샤 림파는 시민사회의 승리"라면서 실형을 받은 정치인의 출마 제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당 내에서는 룰라의 출마가 막히면 아다지 전 시장으로 대통령 후보를 교체하고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마누엘라 다빌라 리우데자네이루 주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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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 대선후보인 제라우두 아우키민



한편, 정치 전문가들은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결선투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4년 대선 이래 계속돼온 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노동자당의 대결 구도가 올해 대선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브라질사회민주당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와 룰라 전 대통령 또는 그를 대신하는 후보 간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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