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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선우예권 “늘 아이 같은 마음으로 피아노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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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뮌헨필과 협연 앞둔 선우예권

동아일보

“그 순간 그 연주자가 들려주는 그 곡은 한 번뿐이잖아요. 모든 무대의 무게가 같을 수밖에요.”

대다수 연주자가 ‘다음 공연’을 가장 중요한 무대로 꼽는다. 늘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데,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9·사진)의 시선은 오히려 관객을 향해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어쩌면 누군가에겐 단 한 번의 클래식 공연일지 모른다”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공연 전후에는 집에 머물며 에너지를 아낀다”고 했다.

그는 대기만성형 피아니스트로 통한다. 비교적 늦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해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미국 커티스음악원, 줄리아드음악원, 매니스음대를 거쳤다. 지난해 서른을 앞두고 늦깎이로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황금기를 맞았다.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개인에 대한 관심이 클래식으로 이어져 기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 같은 마음으로 연주를 이어가는 일이에요. 좋아하는 곡을 협연자와 같은 감정으로 연주할 때 특히 환희를 느낍니다.”

선우예권은 올 하반기 굵직한 무대를 앞뒀다. 11월 ‘러시아 음악의 차르’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협연한다. 이달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의 ‘스타즈 온 스테이지’에서는 ‘절친’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호흡을 맞춘다.

“뮌헨필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해요. 선 굵고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러시아 레퍼토리를 잘 소화하는 편인데, 게르기예프와 어떤 순간을 경험할지 기대가 큽니다.”

천천히 기량을 다져온 그의 단골 멘트는 “배울 게 많다”. 동료나 후배에게서도 본받을 점을 찾는다. 작은 음악적 배움이 큰 성장을 이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임동혁에게선 뜨거운 열정을, 피아니스트 김선욱에게선 전체를 직조하는 안목을 배우고 싶단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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