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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대비 불안… 노후소득보장위원회 꾸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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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위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3대연금 체계 종합 논의해야”

국민연금 수급 따른 기초연금 감액제도는 폐지 권고
한국일보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 강남 사옥.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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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만으로 노후대비가 불안하다는 국민적 여론과 현실을 감안해 3대 연금인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의 체계를 다시 논의하는 ‘노후소득보장위원회(가칭)’를 꾸려야 한다고 국민연금 재정계산 제도발전위원회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정부는 국민연금은 ‘용돈연금’으로 남겨두고 선거 때마다 ‘기초연금 확대’로 노후 빈곤 완화를 위한 땜질처방을 해왔는데, 제대로 된 역할 분담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따르면 제도위가 이 같은 내용의 의견을 제출했다. 복지부는 오는 17일 열릴 공청회에서 제도위 자문안을 발표하고 각계 이해당사자들과 국민 의견 수렴, 관련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오는 9월 말까지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해 10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은 소득 하위 계층일 경우 기초연금(하위 70% 대상), 중상위 계층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상위계층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받아 노후를 꾸린다. 기초연금은 만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수당’ 성격이 강하고, 국민연금은 가입한 사람에게만 지급된다. 퇴직연금은 준강제적 제도지만 기업 규모별로 가입 격차가 크다. 퇴직연금은 2016년 기준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경우 89.7%가 도입했지만, 3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체는 15.4%만 가입돼 있다.

문제는 현재 3개의 연금 제도 모두 미성숙해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은 사각지대가 많고, 재정부담을 이유로 도입된 각종 감액제도로 인해 실질 소득 보장 수준이 낮다. 퇴직연금은 가입했더라도 주거안정이나 생활자금부족 등의 이유로 퇴직자 10명 중 9명이 일시금으로 인출해 연금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5.7%(2015년 기준)로 OECD 평균(12.5%ㆍ2014년 기준)을 크게 웃돈다.

제도위 위원들은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노후 소득 보장 의존도를 낮추고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3대 연금 제도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학자마다 제시한 방향성은 크게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연금 급여액을 확대하되 국민연금의 소득보장 기능도 함께 강화하자는 안 ▦기초연금 급여액을 기본소득 수준으로 대폭 올리되 국민연금은 소득비례연금으로 전환하자는 안 ▦기초연금 급여액을 대폭 확대하되 대상은 저소득층(소득 하위 3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안 등이 제도위 내부에서 거론됐다. 이와 관련 제도위 관계자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 설정을 두고 의견 차가 특히 컸다”며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기초연금이나 퇴직연금 개혁이 화두가 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에 따라 법정 연금 재구조화 논의는 별도 논의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제도위는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한 가입자라도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올해 9월 기준 25만원)의 1.5배가 넘으면 기초연금 수급시 불이익을 주는 감액제도는 폐지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기초연금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하는 대신 국민연금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의 3년간 평균액) 또는 국민 전체 중위소득에 연동해 급여수준 하락도 방지해야 한다고 봤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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