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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실패책임 묻지않고 '도전성' 최우선"...삼성, 5년간 428개 연구과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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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5년간 428건의 기초 과학 연구과제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향후 연구 성과를 학계·산업계에 공유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제를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국양 삼성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실패 원인을 지식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기 어려웠던 도전적인 연구과제를 발굴해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1.5조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2013년 미래과학기술육성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분야 132건, ICT 분야 147건 등 총 428건의 연구과제에 538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46개 국내기관에서 교수급 1000여명을 포함해 총 7300여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다른 연구과제 지원사업과 달리 특허개수와 같은 단기·정량적 성과를 요구하지 않으며 중간 과정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점이 특징이다. 국 이사장은 "다른 연구사업들은 연구자들이 연구 도중 성과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업에 적잖은 시간을 쓰지만 이 사업은 매년 연구보고서 2장 이외에 연차평가, 중간 평가 등을 모두 없애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 설비 투자가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에 맞춰 지원하는 등 연구비는 연구 상황에 따라 조기집행과 이월이 가능하도록 했다. 목표 특허 개수를 설정하는 등 정량적 기준도 배제했다.

파격적인 지원 조건인 만큼 선정 과정도 공정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 이사장은 "심사시 아이디어 위주의 2장짜리 연구제안서를 작성하고 연구자 이름, 소속을 배제하고 과제의 혁신성, 도전성을 중심으로 지원과제를 선정한다"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실패 원인을 지식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가 포함된 해외 심사위원단이 글로벌 경쟁력을 심사한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국내 약 1600명, 해외 400명 규모의 심사위원단이 심사하며 매회 30% 이상은 신규 심사위원으로 구성한다.

그는 "지난 5년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연구성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윤태영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항암 표적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암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치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박문정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인공근육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백정민 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번개의 원리를 이용해 배터리 없는 웨어러블 기기 구동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 연구는 벤처 창업, 삼성전자를 통한 사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윤 교수는 2016년 벤처기업인‘㈜프로티나를 설립하고 해외특허 10건을 등록한데 이어 100억원 이상 투자(정부지원 연구비 포함)를 유치해냈다. 삼성전자는 백 교수의 기본 특허를 매입하고 개량 특허를 공동출원 하는 등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 인력과 연구 성과가 삼성 외에도 다양한 기업?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국 이사장은 "지난 5년간 연구풍토를 바꾸고 새로운 연구지원 모델을 정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열거나, 난제를 해결하려는 큰 목표에 도전하는 과제를 선정하여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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