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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실종 소방관 수색…동료 소방관 정신적 충격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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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일 오후 1시33분께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김포대교 아래 수중보에서 보트가 전복되면서 소방관 2명이 실종, 소방대원원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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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강 하류에서 민간 보트를 구조하려고 출동했던 119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소방관들의 정신적 충격은 동료 소방관들의 사건과 관련이 있을 때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소방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오후 1시33분께 경기 김포시 고촌읍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대교 하류에 위치한 한강 신곡수중보 북단 부근에서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 소속 보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보트에 타고 있던 소방관 3명 가운데 A 소방교(37)와 B 소방장(37)이 실종됐다. 다른 1명은 함께 출동한 제트스키 구조대원에게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은 보트를 확인한 결과 보트안에 사람은 없었으며, 폐보트로 확인됐다.

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밤 10시부터 수중 수색작업을 실시했지만 시계확보가 안돼 30분만에 중단하고 오늘(13일) 오전 6시부터 수색을 재개, 실종된 소방관들을 수색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크레인을 동원한 보트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색은 밀물 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10시 무렵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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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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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실종 소방관을 수색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PTSD)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PTSD의 주요 증상으로는 환청 및 지각과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남용 등이 있다. 이 밖에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 되는 등 인지기능에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한 조사 결과 소방관들의 PTSD 중 ‘정신적 충격’은 동료 소방관들의 관련된 사건이 가장 컸다.

지난해 6월 국립정신건강센터(불안스트레스과 심민영·이정현 박사팀)가 평균 나이 41.4세 소방관 2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업무 중 정신적 충격이 가장 큰 비중은 동료와 관련된 사건이 10점 만점에 7.47점으로 가장 컸다. 이어 간접적 사건 6.08점, 직접적 사건 4.47점이 뒤를 이었다.

또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 있는 사건으로는 △끔찍한 사건 현장을 목격하는 등 간접적 사건이 92%로 가장 많았고 △업무 중 부상이나 위협 등 직접적인 사건 70.8%, 동료의 사망이나 자살ㆍ심각한 부상 등 동료와 관련된 사건 56.6%가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소방관 3명 중 1명꼴인 34.4%는 트라우마 사건을 겪고 나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2008∼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 수는 78명으로 같은 기간 현장에서 순직한 51명보다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15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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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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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방관들의 심리적 치료가 절실하다. 관련해 동료가 동료를 치료하는 일종의 ‘동료상담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각종 사고에 노출되어 PTSD에 시달리는 동료의 아픔을 동료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소방은 1970년대부터 ‘직장인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소방대원의 정신건강을 챙기고 있다. 특히 2001년 911 테러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고를 겪으면서 ‘동료상담’ 부분의 중요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3년 결성된 일리노이 소방관 동료지원팀의 경우 ‘소방관은 서로 돕는다’ 구호를 내걸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시카고 소방서에는 45명의 소방관 동료상담사들로 구성된 ‘게이트 키퍼스 프로그램’이 있다. 일본 도쿄소방청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국의 경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47명(소방서별 2명)의 소방관을 선발, 실무에 배치 동료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각 소방서별로 2명씩 배치된 동료 심리상담사 119대원들은 평상시 본연의 업무를 하다 개인 또는 조직적으로 상담 요청이 들어오면 동료 대원들의 정신건강을 보살핀다.

전문가는 동료 소방관의 사고는 PTSD를 발현 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심민영 박사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경험 빈도와 충격도를 모두 고려했을 때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와 간접적 트라우마 사건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발현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따라서 소방관들의 심리지원도 경험한 사건이 주는 영향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하반기에 ‘소방공무원 건강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개인별 설문결과를 축적 관리하고, 공무상 질병이 발생할 경우 증빙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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