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 밤 성명을 통해 지속되는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오는 6일부터 외환 선물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위안화 선물환을 거래할 때 위험 증거금으로 거래액의 20%를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자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다시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한 칼을 꺼내든 것이다. 최근 두 달동안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화와 비교해 약 7%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인민은행이 지난 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0.0380위안 올린(위안화 가치 하락) 6.8322위안에 고시했지만 가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역외 홍콩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6.9선을 돌파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9126위안까지 뛰었다.
증거금 조치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역외시장 위안화 가치는 인민은행의 증거금 부과 발표 이후 상승으로 돌아서며 6.8400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저우하오(周浩) 독일 코메르츠방크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위안화를 떠받치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조치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중국 당국은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아 위안화 가치하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의 과도한 하락이 다시 미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이 위안화 하락 억제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해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위안화 약세가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실질적으로 중국정부가 타격을 입고 있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위안화 하락속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금까지 위안화 하락분은 미국이 부과했거나 앞으로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고 남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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