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중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계속 커지고 있어 양국 간 무역전쟁 앞날이 험난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므누신 장관이 류 부총리와 비밀리에 무역전쟁 타협을 모색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고 4일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류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의 인수·합병을 중국 당국이 허용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재무부·상무부 고위 관료들도 중국 무역협상 대표 중 한 명인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과 소통하며 무역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고 SCMP는 전했다.
SCMP가 인용한 소식통은 "양국의 상호 불신으로 인해 진전이 더뎠다"며 "미국은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길 원했으나, 중국은 점진적인 변화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트위터를 통해 "(대중) 관세가 누구의 예상보다도 훨씬 잘 작동하고 있다"며 "중국 증시는 지난 4개월간 27% 빠졌고, 그들은 우리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혀 물밑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 증시는 예전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며 "이 끔찍한 무역거래에서 성공적으로 재협상이 이뤄지면 극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상품·서비스 적자(무역적자)가 전달 대비 7.3%(32억달러) 증가한 463억달러(약 52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전망치인 456억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225억달러 흑자를 봤지만 상품 부문에서 68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적자 증가폭은 2016년 11월 이후 19개월래 가장 큰 규모다. 미국 무역적자는 올해 2~5월 내리막을 걸었으나 4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6월 들어 수출이 전달 대비 0.7% 떨어진 반면 수입은 0.6%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 상품수지 적자가 0.9% 증가한 335억달러로 집계됐다. 멕시코와 캐나다와의 상품수지 적자도 각각 전달에 비해 10.5%, 39.7% 급증했다. AP통신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 노력이 현재까지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미국이 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해 수입으로 이를 채우는 현실을 지적하며 "무역정책을 통해 쉽게 바뀔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푸자 스리람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재정정책이 수요를 견인하며 수입을 늘리고 있다"며 "무역적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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