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익수 사장 |
지난해 7월 비대면계좌 고객 유치에 뒤늦게 뛰어든 하이투자증권이 약 1년 만에 1만6000명이 넘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비대면계좌란 지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 등을 통한 본인 인증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5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2835명이던 비대면계좌 고객은 올해 6월 말 기준 1만6017명으로 5.6배나 됐다. 그동안 하이투자증권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던 리테일 부문이 살아나면서 이익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4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 204억원으로 4.4배 늘어난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2016년부터 앞다퉈 진입해 이미 포화 시장이었던 비대면계좌 시장에서 하이투자증권이 막판 스퍼트에 성공한 비결은 고객 수요를 잘 파악한 차별화된 마케팅 덕분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비대면계좌 고객들에게 3년간 사용 일수와 상관없이 신용·담보대출 때 연 4.9%의 대출이자를 약속했다. 다른 고객사들이 처음 몇 달간은 2%대 이자율을 내세우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금리를 높이는 것과 다른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장기간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었다. 작년 6월에 1억원에 불과하던 대출 잔액은 작년 말 488억원, 올해 6월 말에는 174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증권 시황에 따라 적시에 마케팅을 펼친 전략도 적중했다. 올해 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란 리서치센터의 전망을 참조해 1분기에 사업 집중 전략을 추진하고 연간 마케팅 예산의 절반을 1분기에 쏟아부었다. 예상대로 상반기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거래대금 증가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비대면 시장의 고객이 리테일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비대면 스마트지점은 올 상반기 전체 리테일 영업점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주익수 사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과감한 결단력이 리테일 성장에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이 비대면 사업에 최근 1년간 소요한 광고비는 회사 창립 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금액이다. 임규상 리테일영업본부장은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 시장 상황, 데이터 기반 전략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리테일의 성장이 가능했다"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아 비대면계좌 실적이 다소 주춤하지만 재도약할 수 있는 반환점으로 삼아 고객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비대면 시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E-비즈니스팀을 올 초에 스마트사업팀으로 팀명을 바꾸고 인원을 한층 보강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한 비대면계좌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간편주문 기능 등 투자에 최적화된 새로운 MTS를 4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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