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대출잔액 130조 돌파
급전 마련 수단으로 소비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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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약관대출 등 생명보험회사의 대출채권 규모가 13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 등 제1금융권의 대출규제가 심해지면서 ‘풍선효과’에 따라 보험권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불황으로 실질소득이 줄고 가계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생활비 마련 등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보험사 대출로 몰리는 것이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5개 생명보험사의 대출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130조1,1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120조원에 육박했던 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 중 보험약관대출은 올 5월까지 45조2,73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 대비 2조8,311억원이나 늘었다. 보험약관대출은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받는 대출로 보험계약자가 보험의 보장은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의 50~95%를 빌릴 수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거나 다른 빚이 있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소득 정체를 겪고 있는 이들의 급전 마련 수단으로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 업계의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신용등급 조회 같은 대출심사나 연체 시 신용도 하락 같은 것이 없고 확실한 담보(보험료)가 있어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주로 일주일 또는 한 달 이내에 짧게 빌려 돈을 융통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보사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올해 1월 전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5월 기준 부동산담보대출은 39조7,033억원에 이른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더 좋은 대출 조건을 찾는 사람들이 보험사 주택담보대출로도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보험사 신용대출도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하다 올 3월부터 반등해 5월 기준 26조3,37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은 1·4분기 말 0.52%로 직전분기(0.51%) 대비 소폭 오르는 데 그쳐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되면 채무상환 능력의 악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보험약관대출은 금리가 최고 연 9%대에 달하는 곳도 있어 향후 가입자의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대출 이자를 오래도록 내지 않아 대출 원리금이 해지환급금을 넘어설 경우 약관에 따라 보험계약이 해지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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