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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ARF서 회담 불발' 북미 기싸움 장기화…접점 마련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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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친서 전달 '정상 소통'은 지속…탑다운 회귀

종전선언 논의는 본격화 양상…"미·중과 긴밀 협의"

뉴스1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주보며 악수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ARF 기간 동안 공식 회담을 열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짧은 대화를 나누는데 그쳤다. 2018.8.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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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김다혜 기자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기대를 모았던 남·북, 북·미간 공식 회담이 끝내 불발되면서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놓고 기싸움중인 북미간 줄다리기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정상적인 외교채널 가동이 여전히 요원한 상태에서 북미 모두 비핵화 순서에 대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양측간 접점 마련의 난항이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리핑에서 남북외교장관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 "기본적으로 (북한은) 외교당국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언젠가는 남북 외교당국이 서로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핵화 후속협상이 교착에 빠진 현 상황에서 정상적인 외교채널을 통한 협의는 나설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으로 보인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전날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종전선언 없이는 비핵화 이행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북미간 공식 회담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이 전달돼 정상 차원의 소통이 지속된 것은 양측 모두 판을 유지하겠단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1일 트위터에 "곧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한 것과 관련해 남·북이나 북·미 나아가 남·북·미 차원의 정상 회담이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북미는 탑다운 방식으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합의를 이뤘지만 그것을 실무적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라며 "다시 탑다운 방식의 신뢰를 형성해 기회를 만드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ARF 무대에서 주요 관련국간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ARF계기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비공식적으로 조우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대화에서도 "종전선언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에 대한 남·북·미·중간 논의가 이번 ARF를 계기로 본격화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이었던 성 김 주필리핀미국 대사가 이번 ARF 기간에 실시된 미·중 및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모두 배석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앞서 2일 실시한 공개브리핑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모두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종전선언을 발표할 수 있다"며 "시대 발전 추세에도 완전하게 적합하고 남북을 포함한 각국의 소망에도 부합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ARF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외부로 드러난 것은 없지만 한미, 북중, 남북간에 분명 종전선언에 대한 상당한 대화가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이 김정은 위원장에 전달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종전선언과 관련 두 정상 사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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