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스티브 잡스 쫓겨나며 위기 몰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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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민간기업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29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런 애플도 매번 잘나간 건 아니었다. 설립자가 쫓겨난 뒤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그의 사망으로 인해 기업의 전망이 불투명해졌던 적도 있다. 애플의 울고 웃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차고지 기업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설립한 애플은 1980년 12월 12일 나스닥에 상장되기 전부터 이미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애플은 세계 최초의 8비트 퍼스널컴퓨터(PC) '애플-1'과 세계 최초의 완제품 PC '애플-2'를 잇따라 출시하며 업계 판도를 흔들었다.
애플-1과 애플-2의 성공을 기반으로 애플은 상장을 시도한다. 상장 당시 애플의 주가는 주당 22달러. 총 460만 주를 판 애플의 시총은 17억 달러에 달했다.
◇쫓겨난 잡스, 파산 위기
1984년 매킨토시 출시를 계기로 PC 업계를 주름잡던 애플은 기업 내 알력다툼과 창업자 잡스의 퇴출로 위기를 맞는다. 매킨토시의 부진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잡스의 성격도 원인이 됐다. 잡스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이사진과 심각한 마찰을 일으켰고 결국 1985년 5월 자신이 고용한 존 스컬리 CEO(최고경영자)로 인해 애플에서 퇴출된다.
잡스의 퇴출은 애플을 파산 위기로 몰고 갔고 다시 잡스가 '구원투수'로 나선다. 1996년 잡스는 미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에서 애플이 파산 직전까지 갔던 이유로 '혁신 부족'을 꼽았다. 이듬해 1997년 잡스를 임시 CEO로 맞은 애플은 4년 뒤인 2001년 10월 '아이팟'을 내놓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07년 '최고 효자' 아이폰 출시
2007년 6월 29일은 애플에겐 기념비적인 날이다. 10년 넘게 애플의 성장을 이끈 아이폰이 이날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인터넷을 모바일에 접목한 애플의 대표적인 혁신 산물이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1993년 11월 IBM의 '사이먼'이지만 터치스크린 형식의 스마트폰을 처음 만든 건 애플이다.
아이폰 출시 전인 2006년 애플은 200억 달러도 안되는 매출을 올렸지만 2017년에는 11배나 증가한 2290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애플의 총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아이폰X |
◇2011년 시총 1위와 잡스의 사망
2011년은 애플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 해이다. 엑슨모빌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미국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지만, 기업의 상징이던 창업자 잡스를 잃었다. 앞서 잡스의 퇴출이 애플을 파산 위기로 몰았듯이 그의 사망도 많은 우려를 낳았다.
췌장암으로 2011년 10월 5일 숨진 잡스를 대신해 팀 쿡이 새롭게 CEO로 취임했다. COO(최고경영책임자)로서 애플의 성공 한 축을 담당했던 쿡이었지만 잡스의 활약이 워낙 컸던 탓에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쿡 CEO의 혁신 능력을 의심하던 사람들은 그가 '잡스 지우기'에 잇달아 성공하며 평가를 달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폰6다. 2014년 쿡 CEO는 화면 크기를 확대한 아이폰6를 출시하며 애플 사상 최대 수익을 냈다. '아이폰은 한 손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며 대화면을 극도로 지양했던 잡스의 철학을 접은 셈이다. 세계최대 시장 중국에 안착한 것도 쿡의 체제에서다.
◇5000억달러→1조달러 '6년 반'
2012년 2월29일 시총 5000억달러를 달성한 애플은 지난해 5월9일 8000억달러를 찍었고, 호실적 발표 영향으로 지난 2일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제치고 1조달러 고지에 먼저 올라섰다. 잡스의 사망 후 주가는 3배가량 올랐다.
지난달 31일 애플은 4~6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532억65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아이폰만 놓고 보면 판매량이(4130만대) 전년 동기대비 1% 느는 데 그쳤지만, 평균판매단가 상승으로 매출액은 20%나 급증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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