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뿔난 北 "美, 쓸데없는 훈시질 말라"

폼페이오·조명균 통일부 장관 직접 통화 강력 비판
"우리 민족의 일은 우리가… 미국은 간섭 말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중심의 대북 제재 기조가 이어지자 북한 현지 매체들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직접 통화 등을 빌미로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 '조선의 오늘'은 5일 "미국은 쓸데없는 훈시질보다 제 할 바나 해야 한다"며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커다란 진전'이 없는 것은 낡은 적대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옛 관습 그대로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을 떠들어대다 못해 북남관계 문제에까지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미국의 반공화국대결책동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비공개 전화통화를 '노골적인 간섭 행위', '주제넘은 참견질' 등으로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북관계 문제는 철저히 한반도의 문제이며 그 주체도 남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 측이 남한 측에게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문제담당 부차관보 대행이라는 자도 남조선 기업가들을 만나 북남경제 협력 재개에 나서지 못하도록 힘썼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온 겨레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그 어느 때보다 확고히 견지하고 민족 내부 문제,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외세의 그 어떤 간섭과 전횡을 단호히 배격해나가기 위한 투쟁에서 보다 자기들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판문점 선언을 두고 여러 방면에서 남북 교류가 추진되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제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별다른 실효적은 조치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달 25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조 장관과의 이례적 전화통화에서 '비핵화 진전이 없이는 대북 제재완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다음 날에는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우리 측 기업 관계자들에게 현 단계에선 남북 간 경협 재개가 곤란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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