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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기자수첩] 완성도와 신기술,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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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안병도 기자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유명한 대사다. 그런데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1년마다 비슷한 고민을 반복한다.

"신기술이냐, 완성도냐 뭘 선택해야 할까?"

초기 스마트폰 혁신기간 동안은 신기술이 우세했다. 1년은 커녕 3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쏟아졌다. 사용자는 기꺼이 비용을 내고 해마다 스마트폰을 샀고 삶에 느껴지는 변화를 즐겼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자 열광할 만큼의 신기술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기술이 주는 부족한 사후지원과 조악한 사용자경험이 남았다. 당연히 사용자는 그런 스마트폰을 외면했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성장을 멈췄다.

일반적으로 안정성만 중시되는 제품은 긴 교체주기를 갖는다. 냉장고나 세탁기를 1~2년마다 바꾸는 사용자는 별로 없다. 스마트폰이 1~2년마다 사용자에게 구매할 가치를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신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약간 더 빨라지고 약간 더 용량이 늘어난 것으로는 부족하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신기술을 자제하고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은 그래서 틀린 전략이다. 제품에 적용한 이상 신기술이란 당연히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안정성을 만족시키면 일단 쓸 만한 물건이지만 둘 다 만족시키면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된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은 중국산 스마트폰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다. 안드로이드폰은 똑같은 구글 운영체제를 쓰며 주요 하드웨어 부품 역시 비슷하다. 따라서 안정성만 가진 제품은 중저가 시장에서 단가경쟁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신기술을 통해 구매하고 싶은 프리미엄폰을 만들어야 시장을 차지하고 선두업체가 될 수 있다.

글로벌 리더 기업은 신기술과 완성도를 당연히 따라가는 요소로 본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다. 애플은 제품시장 성장이 둔화하면 고가 제품을 통해 매출과 순이익을 늘린다. 이게 가능한 원동력이 완성도 높은 신기술 도입이다.

아직은 국내기업이 안정성을 강화한 제품이라면 달라진 게 없어 실망하고, 신기술을 과감히 도입한 제품이라고 하면 안정적으로 동작할까 의심하는 사용자가 많다. 신기술을 대거 도입한 국내 스마트폰 제품을 단지 시연만 보고도 과감히 구매버튼을 누를 수 있었으면 한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자.

안병도 기자 catchrod@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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