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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fn★인터뷰] 주지훈, 근거 있는 자신감 “나는 가족영화 전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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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주지훈은 충무로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아우라를 가진 배우다. 그렇기 때문에 주지훈을 기다리는 캐릭터들은 늘 많았고 항상 그 이상을 소화해냈다. 그의 진가는 올해 초 '신과함께-인과 연'을 통해 천만 배우로 거듭나기 이르렀다.

그런 주지훈은 곧 개봉하는 영화 '공작'을 통해 스스로의 진가를 어김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특유의 여유있는 눈빛과 태도로 북한국에 대한 선입견을 과감하게 탈피,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분위기를 유하게 만드는 것이 스스로의 장점이라고 밝힌 주지훈은 인터뷰 내내 선배들을 즐겁게 했다는 그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을 내비쳤다. 먼저 그에게는 축하할 일이 두 가지나 있었다.

먼저 지난 1일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이 오프닝 최고 스코어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천만 관객을 가볍게 돌파할 만한 속도를 내보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주지훈은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주지훈은 "개봉일 스코어를 먼저 봤는데 놀라고 이게 무슨 일이냐 싶었다. 실감이 안난다"고 너스레를 한창 떨었다.

주지훈을 떠올린다면 '신과함께'에서 장난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아수라'에서 보여졌던 섬뜩한 면모 역시 잊을 수 없다. 서글한 미소 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날카로움을 슬며시 드러내며 자신만의 복합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보여줬던 주지훈이 이번 '공작'에서는 그의 날카로움을 극대화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인물을 선보인다.

오는 8일 개봉하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극 중 주지훈은 북경 주재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으로 분해 남한의 스파이인 흑금성(황정민 분 )과 북의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 분) 사이에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조성한다. 정무택은 외화벌이가 우선인 리명운과는 목적도 의도도 다른 인물로, 처음부터 끝까지 흑금성에게서 의심을 거두지 않으면서 리명운과는 미묘한 신경전을 나누며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야심가 군인다운 그는 끊임없이 흑금성의 의중을 떠보며 보는 이들까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번 영화에서 주지훈은 경쾌하면서도 일말의 의심을 놓치 못하게 하는 자신만의 연기로 '공작'의 리듬감을 더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함께 촬영한 선배 배우들의 짓궂은 놀림이 있었다. 이성민과 황정민은 입을 모아 "주지훈 같은 녀석은 처음"이라며 그의 여유로움을 말했다. 그들이 잔뜩 얼어있을 때도 주지훈은 느긋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본 주지훈 역시 자연스러운 매력이 묻어나는 배우였다.

주지훈은 이에 대해 "형들의 시기 질투? 대배우의 여유다. 저 역시 힘든 현장이었다. 막내니까 재롱도 떨어야 한다. 처음 정민이 형을 만났을 때 손이 덜덜 떨리더라. 폭력적이거나 말을 세게 해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존경이 있기 때문에 어렵고 무섭다.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술을 엄청 마셔서 내 감각을 마비시켰다. 릴랙스 해지면서 애교도 떨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길래 주지훈을 비롯해 황정민, 이성민, 심지어 윤종빈 감독까지 입을 한데 모아 현장이 괴로웠다고 말하는 것일까. 이에 '공작' 주역들은 한결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바로 현장을 잠식하는 '긴장감'이라는 것.

"엄청 힘들었다. 미치는 줄 알았다. 이상한 긴장감 때문에 대사를 아무리 외워도 까먹는다. 처음에는 대사를 까먹는 줄 알고 머리가 나빠진 줄 알았다.' 술을 너무 먹었나' 했다. 알 수 없는 긴장감에 흐름마저 깨진다. 내가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생각에 자책과 절망이 들었다. 그 사실을 누군가에게 털어놨을 때 현장에 있는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다들 민망하고 창피한 생각에 입밖에 내지 못했던 것이다. 심지어 윤종빈 감독도 느끼고 있었다. 6개월이라는 대장정, 이 많은 대사와 인물 간의 공작을 펼쳤던 현장이 '공작' 같았다."

이처럼 대배우들마저 바짝 긴장하게 만든 그 현장. 주지훈은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심리의 문제다. 아주 미묘함을 표현해내야 했다. 감독이 원하는 것도 그런 것이다. 정말 디테일하다보니까 돌아버리겠더라"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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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가 하면 주지훈은 영화를 본 소감으로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연기자의 숙명'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 주지훈의 말에 의하면 '공작'은 표면적으로 심리전을 빌려 더 큰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미가 있다. '공작'이 더 많은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주지훈은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잘 모른다. 저 역시 요즘 정세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기성세대보다 잘 모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작'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국민으로써 조금 더 우리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겠다. 지금 보니 정말 용기있는 시도였다. 용기만 갖고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그런가 하면 데뷔작 '궁'으로 일약 스타가 된 주지훈. 그에게 '궁'은 뭉글뭉글한 감성을 자아내게 했다. 신인시절 매일매일이 절망이었다는 주지훈은 그때 그 시절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사랑을 받을 때 즐기고 감사하다고 하면 되는데 왜 부족한 점을 찾았을까. 지난 10년이 넘게 그렇게 살았다. 나는 아직도 '공작'을 보면서 자기발전에 치우쳐져 있다. 배우로서 참 박하게 살았다. '궁' 때는 그 당시 존경하는 배우와 나를 비교했다. 카메라가 어딨는지를 몰라서 동공이 흔들리고 있더라. 지금 보면 너무 귀엽다. 아오이 사과를 보는 것 처럼 너무 풋풋하다. 그때는 그 풋풋한 매력을 감사하게 바라봐준 것이 아닐까. 이제는 '내가 조금 여유로워졌구나. 공포를 어려움으로 느끼지 않는구나'를 느낀다."

입가에 미소를 거두지 않는 부드러운 매력을 갖고 있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스스로를 옥죄는 주지훈에게는 수많은 촬영 현장이 모두 배움의 장소로 남았다. 주지훈이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잊게할 만큼 진지하면서도 무겁다.

"'공작'이 갖고 있는 강점은 실화라는 점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라는 사실이 주는 쾌감이 분명히 있다. 당연히 한 번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특히 12세 이용가, 즉 가족영화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세워줄 수 있다. 최고의 패밀리무비다. 물론 '신과함께-인과 연'도. 나는 가족 영화 전문 배우다. 사실 '아수라'도 가족 영화다. 저렇게 살면 안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2018년 여름, 주지훈은 '공작'과 '신과함께-인과 연'을 통해 쌍끌이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극장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흥행 레이스를 질주 중인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어 '공작'까지 2연타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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