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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사람들] "애완견화 안타깝다"…진도개 표준화 헌신 50대 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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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채종안 씨, 표준 체형 확립으로 영민성·수렵성 복원

연합뉴스

복해수산 대표 채종안씨.



(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개 표준화·세계화에 나선 50대 어민이 화제다.

한반도 남쪽 섬 진도에서 '복해수산'으로 전복을 양식하는 채종안(50)씨가 그 주인공.

그는 평생 진도를 떠나지 않은 진짜 '어부'다. 4남 3녀 중 막내인 그는 진도군 고군면 금호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부모가 어릴 적부터 김 양식을 해 바다가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다.

김 양식을 하던 1999년 진도군 최초로 전복 가두리 양식을 시작해 현재 1천800칸 규모의 전복 양식을 하고 있다.

성격이 워낙 꼼꼼한 그는 바다 수온과 날씨 등에 따른 최적의 전복 양식에 매달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전복을 수출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직접 전복 양식장 구조를 변경·개발하고 이를 꼼꼼히 기록했다.

그의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 연간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복 양식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기에 그는 진도개로 눈을 돌렸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진도개를 키워와 충성심과 귀소본능, 용맹성, 대담성, 결벽성, 수렵본능 등을 잘 알고 있는 채씨는 진도개의 순수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특히 도시에서 관상용으로 사육하기 위해 진도개 특유의 사냥성과 영민성을 배제한 채 모양만 그럴듯한 애완견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이 아쉬웠다.

여기서 그의 '습관병'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복 양식업을 하면서 진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수년 동안 진도개의 체형 등 환경 조사를 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진도개 표준화'를 위한 학술적인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내친김에 진도개 관련 대한민국 단독 인가 단체인 (사)한국진도개관리협회(농림축산식품부 허가 제385호) 총재도 2014년부터 맡았다.

진도개 표준 체형의 확대·보급과 표준화·형질 보존을 통해 1년에 사비 1억여원을 들여 올해로 5회째 개최 예정인 전국 진도개 품평회도 전국 애견가들의 호평 속에 열고 있다.

진도개의 순수 혈통 등을 지키기 위한 채씨의 집념은 그의 성격만큼이나 우직하고 고집스럽다.

채씨는 5일 "진도개 사육농가나 애견인들이 진도개에 대한 인식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면서 "진도개의 수렵성과 총명함을 잘 살리는 길이 곧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를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도개를 활용한 6차 산업 실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먼저 '진도개 표준화 연구소'를 내년에 설립한 후 진도개의 표준화를 위한 학술적 토대를 정확하게 마련한 뒤 경북 청도 소싸움처럼 '진도개 수렵 공간'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관계 당국과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시골이나 섬에 있는 야산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전국에서 매년 20회 정도 열리고 있는 애견 품평회를 진도군에 유치해 연중 개최를 추진할 예정이다.

채씨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고유의 진도개가 가진 향토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서 "진도개 수렵 체험도 하고, 진도개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도 개발·운영하면서 많은 분이 진도를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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