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에 나 있는 구멍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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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가 한국의 몰래카메라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BBC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3일 '한국의 몰래카메라 포르노 전염병'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몰카 실태와 피해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고 알렸다.
BBC는 지난해 한국에서 '몰카 신고'만 6465건 이상 들어왔으며 5437명이 체포됐지만, 옥살이를 하는 경우는 이 중 2%에 불과한 119명이라고 전했다. 또, 피해자의 80%는 여성이라고 전하면서, 한국 여성들이 4일 광화문에서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항의 시위를 연다고 소개했다.
비커 특파원은 "한국의 여성들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누가 엿볼까 봐 걱정한다"며 자신 역시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한국의 여성들로부터 구멍이나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 BBC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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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는 한국 여성이 자신의 일상생활 공간인 한 식당에서 겪은 일화가 등장한다. 한 남성이 이 여성의 치마 속을 소형 카메라로 찍은 뒤 휴대전화 채팅방으로 유포한 것이다. 이를 눈치챈 여성은 남성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확인하다가 충격에 빠졌다.
이 여성은 BBC 방송에 "정신이 멍해져 울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노출 심한 옷차림을 했다고 여길까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몰카 피해를 신고했지만)경찰서에서 혼자라고 느꼈고 모든 남성이 나를 고기 조각이나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았다"며 "내 주위 사람들도 이런 남성들처럼 나를 볼까 봐 두려웠다. 책망 받을까 봐 주위에 나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비커 특파원은 "자신이 당한 피해를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여성이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인 90%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93%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한국의 디지털 기술 발전이 몰카 범죄 적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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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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