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재진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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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에 이름을 남긴 유력 정치인들은 대부분 한 번 이상 패배의 쓴맛을 봤기에 퇴장하는 모습도 한 번 이상은 보여줬다. 이들은 정계 은퇴, 2선 후퇴, 현업 유지 등 각자의 선택에 따라 권토중래를 모색했다.
①‘충전식’ DJ 모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2014년 7ㆍ30 재ㆍ보궐 선거에서 수원 팔달에 출마했다 패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전남 강진 만덕산의 토담집에서 2년 2개월간 칩거하다 2016년 10월 정계에 복귀했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안철수 후보에게 밀려 패배하며 그의 재기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DJ 유형은 정계 복귀 명분이나 충분한 세력이 없으면 선택하기 힘든 유형이다. DJ는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과 동교동계라는 정치 세력이 건재해 복귀가 쉬웠다. 손 전 위원장은 개헌을 명분으로 돌아왔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세력 등이 부족했다. 그가 복귀할 때 손학규계 중 탈당한 이는 이찬열 의원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의원 시절인 2013년 11월 18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국연설을 듣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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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2선후퇴형’ 문재인 모델
문 대통령은 2013년 11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2017년 대선에선 어떤 역할도 회피하지 않겠다”며 대선 재도전 뜻을 밝히며 정치 전면에 다시 나선다. 2015년 2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당선되며 대선 도전 출마 기틀을 다졌다. 문 대통령 외에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97년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 선언 없이 물러나 있다가 8개월 만에 당 총재로 복귀하는 행보를 했다.
이번 대선 후 패배한 패장들도 대부분 문재인 모델처럼 2선 후퇴를 선택했다. 다만 기간이 매우 짧았다. 홍준표 전 대표는 대선 패배 41일, 안철수 전 의원도 대선 패배 86일 만에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유승민 전 대표도 당내 의원들의 한국당과의 통합 움직임 등이 본격화되자 대선 패배 5개월 만인 2017년 9월 “바른정당의 대표가 되어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겠다”며 출마해 정치 일선에 다시 나섰다. 유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참패 후에도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공식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주요 정치인 복귀까지 코스와 소요 기간. 박경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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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백의종군형’ 이인제 모델
이후 이 후보는 16대 총선(2000년), 17대 총선(2004년), 17대 대선(2007년) 등 매 선거에 빠짐없이 나섰다. 이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6ㆍ13 지방선거까지 출마했지만 끝내 패했다. 복귀에 별다른 명분이 필요 없지만, 충전 기간 등을 거치지 않고 정치 자산을 지속적으로 소모해 대선 등 큰 선거에 재등판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안 전 의원도 지난 대선 패배 후 1년 만에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출마했지만 3위에 그치며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놓고 당내에서는 “대선 패배 후 1년 만에 다시 선거에 등판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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