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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르포]기업형 식당 난립 남양주 청학동 계곡은 '무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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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곳곳 막고 무허가 좌판 설치 불법 영업…생태계 파괴

식당 측서 등산객 차 통제하며 "경찰 부릅니다" 엄포도

뉴스1

수락산 청학동계곡 상류에 난립한 무허가 좌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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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여긴 사유지니까 차 돌려 내려가세요. 안 내려가면 경찰 부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수락산 청학동계곡 상류에서 진을 친 상인들이 등산객들의 차량을 일일이 막았다.

이면도로를 막아서서 경광봉과 호루라기를 불며 차량통제를 하는 이들은 인근 식당 상인들.

등산객들이 "어째서 도로를 막느냐"고 항의하면 "시비 거냐? 할일 그렇게 없냐? 경찰 부른다, 남의 일에 간섭하면 잘 되는 거 못 봤다"며 오히려 엄포를 놨다.

이들의 영업장이 사유지일지라도 등산로로 가는 도로는 무단 통제할 수 없다. 더구나 이들의 영업장은 계곡 하천물을 가두고 무허가 좌판을 대거 설치해 기업형 불법 식당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 기업형 무허가 식당들이 물을 가둬 분수대 등을 설치하고 수영장 형태를 만들어놓은 통에 생태계는 엉망이 됐다.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계곡이 된 것이다.

상류에 위치한 한 식당은 모 방송의 예능프로그램 촬영지라며 현수막을 걸어놓고 영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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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청학동계곡 상류에 난립한 무허가 좌판. 이들은 계곡물을 가둬두고 수영장처럼 꾸며 피서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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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는 피서객들의 주차 차량과 취객들이 엉켜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무허가 좌판에서는 피서객들이 술에 취해 누워 있거나 계곡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자칫하면 산불이 날 수도 있는 광경이 여러번 목격됐다.

어째서 길을 막느냐는 항의에 되레 '경찰 부르겠다'는 배짱에 그들이 경찰 등과 유착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품게 했다. 법 위에 군림하는 듯한 막무가내식 무허가 영업이다.

피서객 A씨는 "이면도로에 주차했다가 긁혔는데 좁고 사각지대라 원인자를 찾을 수 없었다"며 "술에 취한 피서객들이 서로 시비 걸고 다투는 등 험한 장면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나왔다가 눈살을 찌푸렸다"고 말했다.

내원암 암자를 자주 찾는다는 산악인 B씨는 "물맑기로 유명한 청학리 계곡물이 무분별한 기업형 상인들에 의해 생태계가 엉망이 됐고 여름철 주말만 되면 볼썽 사나운 지역으로 둔갑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남양주시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엄정하게 단속해 법과 원칙대로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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