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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트럼프-메이, 브렉시트후 자유무역협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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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계획을 맹비난한 지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꿔 "영국이 어떤 식의 브렉시트를 해도 괜찮다"며 사실상 메이 총리를 응원하고 나섰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브렉시트 후에도 영국이 EU와 관세동맹을 맺는 등 최대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메이 총리와 오찬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가 마무리되고 영국이 EU를 떠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난 알지 못한다"며 "그러나 영국이 하는 거라면 뭐든지 괜찮다(OK). 미국과 서로 거래만 할 수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미국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 중 하나"라며 "우리는 서로 거래를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영국은 나토 회원국 중 방위비를 양호하게 분담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특히 메이 총리에 대해 말하자면 특별함 가운데서도 가장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에 도착한 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계획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영국이 EU와 철저히 결별하지 않으면 미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맺을 기회도 없어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영국 '더 선'과 인터뷰하면서 "영국이 (브렉시트) 거래를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영국 대신 EU와 거래를 하는 셈"이라며 "미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할 기회는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메이 총리를 만나기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되면서 초청국 수반을 만나기도 전에 공격한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은 영국이 EU를 떠난 후 대규모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메이 총리는 이를 발표하며 각료회의에서 합의한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에 따르면 영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와도 무역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메이) 총리 측 사람들, 통상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눈 결과 (영국과 미국 간 무역) 협정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 이날 메이 총리와 회담하면서 "핵 확산 중단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우리(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메이 총리가 협력해줘 고맙다. 우린 이란도 결코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릴 예정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핵 확산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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