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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일주일 만에 또..증자에 발목잡힌 케이뱅크, '마통'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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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부터 보름 간 중단됐다 이달 1일 판매 재개

'직장인K 신용대출' '슬림K 신용대출'도 또 판매중단되나

이데일리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가 지난 주말 또다시 중단됐다. 이달 1일 일제히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전례에 비춰보면 다른 신용대출 상품들도 조만간 판매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7일 자정을 기해 대표상품인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내달 1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이미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한 고객의 한도 증액이나 기간 연장은 가능하다.

대출 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게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은행은 업종 특성상 매출 격인 대출을 많이 팔수록 그만큼 자본을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부족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7월과 지난달에 이은 세 번째 판매 중단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출범한 지 석 달 만인 같은 해 7월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처음으로 중단한 바 있다. 지난달 들어서는 15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16일 ‘일반가계신용대출’과 21일 ‘슬림K 신용대출’이 뒤따라 판매 중단됐다. ‘미니K 간편대출’은 지난달 4일부터 여태까지 금리 재설계를 이유로 판매 중단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9월 월별 판매 한도를 정해놨다고 공개한 바 있는 만큼 이 같은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걸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실탄인 자본 부족에 허덕이는 케이뱅크가 월례행사처럼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자본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적어도 1조원대 자본을 확보해야 대출 중단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 걸로 내다본다. 현재 케이뱅크의 자본은 3500억원이다.

하지만 오는 12일로 다가온 유상증자의 성공 여부조차 불확실하다. 사실상 경영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졌던 KT가 은산분리에 발목이 잡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로 케이뱅크가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는 아픈 경험도 있다. 지난해 8월 1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19개 주주사에 지분 비율대로 신주를 배정했지만 7개 주주사가 참여하지 않아 실권주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월 말 애초 계획인 5000억원에서 크게 쪼그라든 1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모든 주주사들이 오는 12일 주식대금을 낼지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수신 1조5700억원, 여신 1조1300억원, 고객 76만명으로 견실하게 성장 중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역시 13.48%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내년 1월부터 바젤Ⅲ를 적용받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 12월까지 바젤Ⅰ을 적용받는 점은 한숨을 돌리게 한다. 여당과 정부가 은산분리 완화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도 기대감에 부풀게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서)아파트담보대출, 계좌 간편결제 등 신규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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