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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부동산 사지말고, 부동산 투자회사 주식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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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63) 전 외환은행장이 '리츠(REITs)' 전도사로 3년 만에 금융권에 복귀했다. 지난 2월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으로 임명된 후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가 금융권에 돌아오게 된 것은 코람코 창업자인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의 비서관을 지냈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윤 회장은 "나이를 먹을수록 경쟁이 좀 덜한 곳으로 가야 하는데, 정부에서 은행으로, 은행에서 민간 기업으로, 점점 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며 웃었다.

윤 회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재무 관료 출신이다. 2007년 말 기업은행장, 2012~2014년에는 외환은행장(하나은행과 합병 이전)을 지내 민관을 아울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회장을 맡은 코람코자산신탁은 2001년 이규성(현재 코람코 회사발전협의회장) 전 장관이 주도해 설립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윤용로 회장은 작년 9월 말 고문으로 합류한 후, 올 2월 회장직에 올랐다.

조선비즈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집을 구매해서 집값이 오르길 기다리는 투자 대신 리츠 투자가 성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며“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리츠(REITs)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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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회장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리츠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리츠는 끌어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 회사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다. 증시에 상장돼 있는 리츠회사의 주식을 사는 식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리츠사가 얻은 개발·임대·매매 수입 등을 배당으로 돌려받는다.

윤 회장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작은 집을 선호하고, 거주하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집을 구매해서 집값이 오르길 기다리는 투자 대신 리츠 투자가 성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국내 2000만 가구 가운데 40%가 임대 주택에 사는데, 그중 70%인 550만가구를 개인이 공급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개인은 임대 소득이 목적일 텐데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관리도 어렵고 집 사는 절차도 복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츠에 투자하면 이런 불편 없이도 배당을 통해 임대 수익만큼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관심가져볼 만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말 투자자에게 연 7%대의 배당금을 주는 리츠 상품인 '이리츠코크렙'을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시키는 등 앞으로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윤 회장은 "투자수익률을 높여 개인의 리츠 참여를 확대하려면 세제 혜택 같은 게 필요하다"며 "약 10년 전부터 정부 지원으로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일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도 올렸다. 매각가는 약 7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한번 하기로 마음먹으면 100%를 쏟아부어서 한다"는 게 일에 대한 철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늘 가슴속에 새기고 있는 이규성 전 장관의 '오동잎론(論)'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동잎이 떨어질 때 그걸 모르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되고, 그저 아는 사람에 그쳐서도 안 된다. 오동잎이 떨어지니까 가을이 깊어져서 겨울이 온다는 걸 알고 미래를 준비하는 세 번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한국 기자(kore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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