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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싱가포르, 또 너냐"… 한국과 2兆 해양 플랜트 수주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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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사가 2조원짜리 해양 플랜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 조선소와 또 맞붙는다. 해양 플랜트는 그동안 한국 조선사의 독무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한 수 아래로 봐온 싱가포르 조선사와 경쟁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사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 오일 메이저 셰브론이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 설비(FPSO)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도 뛰어들었지만 예선에서 탈락했다.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영국 북해 셔틀랜트군도에서 175㎞ 떨어진 해상 유전을 개발하는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짜리 사업이다.

조선비즈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 건조한 부유식 원유 생산 설비(FPSO) 클로브.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셰브론이 발주한 2조원 규모의‘로즈뱅크 프로젝트’ FPSO 수주전에서 싱가포르 셈코프마린과 맞붙는다.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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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 조선사에 두 차례 패배를 안긴 셈코프마린이 마지막까지 남은 데 대해 "또 너냐"는 얘기가 나온다. 셈코프마린은 지난해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요한 카스트버그(Johan Castberg) 해양 플랜트 입찰에서 국내 조선 3사를 제쳤다. 또 로열더치셸이 발주한 멕시코만 '비토(vito) 프로젝트'의 부유식 설비(FPU) 물량도 가져갔다.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해 해양 플랜트 수주전에서 잇따라 셈코프마린과 중국 조선사에 밀린 데 대해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원자재 가격이 동일한 조건에서 싼 인건비로 밀어붙이는 싱가포르, 중국 조선사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네팔·인도 등 주변 국가에서 저렴한 인건비로 노동자를 고용해 공격적으로 해양 플랜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입찰 가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과 같은 우리 조선사의 고임금 구조에서는 수주를 해도 이익은 낼 수 없다.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고 말했다. 2014년 이후 해양 플랜트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다음 달 해양 플랜트 공장(야드) 문을 닫게 된다.

전수용 기자(j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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