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7 (일)

‘거창국제연극제’ 파행 딛고 2년 만에 돌아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월 3∼12일 수승대 일원서 개최

7개국 35개 단체 참가 의사 밝혀… “관객 다시 열광시킬 준비 됐다”

동아일보

‘거창국제연극제’ 주무대인 수승대 축제극장에서 관람객들이 해외초청팀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돌아왔다. 그러나 관객의 사랑 회복이 과제다.’

한국 최고의 야외공연예술축제이며 경남 거창군의 대표 문화브랜드인 거창국제연극제(KIFT)가 파행 2년여 만에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이립(而立)의 나이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셈이다.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회장 이종일)는 9일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를 다음 달 3일부터 12일까지 위천면 수승대 일원에서 연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갈등을 씻고 민관이 협력해 연극제의 세계화를 모색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번 연극제 슬로건은 ‘시원한 연극을 본다. 깨끗한 인생을 산다’로 정했다. 연극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세계적인 야외연극 축제를 지향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깨끗한 인생’이라는 구호에는 요즘 세태와 관련해 복합적인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연극제에는 현재까지 7개국 35개 단체가 참가 의사를 나타냈다. 러시아, 불가리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세네갈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개막작으로는 인기 만점의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무대에 올려진다. 전통 퓨전극, 논버벌 음악극, 서커스극, 마술극, 창극, 악극이 관객을 맞는다.

피서객과 연극 마니아에게 시원하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하는 연극은 수승대 야외무대 축제극장, 돌담극장, 태양극장, 무지개극장, 은행나무극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수승대 야외무대는 수변에 조성돼 있다. 옛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수승대는 화강암 암반과 계곡,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매미 울음과 물소리가 효과음이다. 물속에 몸을 담그고 연극을 감상하는 이색 공간으로 유명하다.

부대행사도 알차다. 학술세미나와 가족 희곡 낭송 페스티벌, 셰익스피어 명화페스티벌, 서각 전시회, 목각 가면 만들기도 준비된다. ‘거창국제연극제를 빛낸 100인 연극인전’도 눈길을 끈다. 특히 거창국제연극제 30주년을 기념해 폐막일인 12일 오후 4시 축제극장에서 ‘거창국제연극제 30년사’ 출판기념회도 연다.

이번 행사는 거창군과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KBS창원방송총국이 공동 주최한다. 전국 거창향우회(회장 윤헌효)는 후원위원회를 통해 연극제를 돕는다. 연극제 기간에 향우회원도 대거 방문한다. 기업인이자 서예가인 윤 회장은 연극제 기금 마련을 위한 작품전을 거창읍사무소에서 열었다.

‘아시아의 아비뇽’을 표방하며 매년 거창군 인구의 3배인 20만 명 이상이 찾았던 거창국제연극제는 2년간 심한 진통을 겪었다. 연극제 산파역인 이종일 회장과 거창군의 갈등으로 지난해 7월 28일엔 진흥회와 거창군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2개의 연극제를 동시 개막했다. ‘한 지붕 두 연극제’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많은 연극인과 관객이 등을 돌렸다. 이는 이미지 실추, 예술인과 지역 주민 분열로 이어졌다. 그러다 6·13지방선거에서 새로 뽑힌 구인모 군수의 공약 실천 차원에서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예술은 예술인이 맡고, 행정은 지원을 전담하는 쪽으로 큰 방향이 잡혔다. 올해 행사 예산 확보와 집행의 투명성 방안을 마련해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일 회장은 “자연 속의 인간예술축제인 거창국제연극제는 항상 관객을 열광시킬 준비가 돼 있다. 문화성, 기획성, 예술성이 함께하는 축제를 즐겨 달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