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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10만~60만원대 스마트폰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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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가 최근 2주일 새 10만~60만원대 중저가폰 5종을 잇달아 내놓으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주요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인 여름철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가 2016년과 지난해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은 각각 15개였지만 올해 1~7월 벌써 13개 제품을 내놨다. 통신 3사를 통하지 않고 일반 가전매장에서 살 수 있는 자급제 모델이나 알뜰폰용 저가 모델도 내놓으며 판매처를 다양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제조사들이 중저가폰을 서둘러 내놓으며 실적 방어에 나섰다"며 "중저가 모델이 인공지능(AI) 비서, 고화질 카메라, 안면 인식 등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면서 이를 찾는 고객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개 모델 가운데 20만~5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와이드3와 A8, LG전자 X4가 이름을 올렸다.

쏟아지는 중저가 스마트폰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각각 30만원, 40만원대 스마트폰 갤럭시진과 갤럭시A6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6일 60만원대 갤럭시A8스타와 30만원대 갤럭시J6 모델을 내놨다. KT 단독 모델로 출시한 갤럭시진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들어간 듀얼(렌즈 2개) 카메라를 뒷면에 탑재하고 사진을 찍을 때 인물에만 초점을 맞춰주는 아웃 포커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갤럭시A6는 통신 3사뿐 아니라 일반 가전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살 수 있는 자급제 모델이다. 전·후면에 모두 1600만 고화소 카메라를 장착하고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 서비스를 탑재했다. 갤럭시J6는 같은 자급제폰으로 지문·안면 인식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한 갤럭시A8스타는 동영상 감상과 게임을 즐기는 고객을 겨냥해 6.3인치 대화면을 적용하고 전면 카메라는 국내 스마트폰 최초로 2400만 화소를 지원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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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달 28일 알뜰폰 전용 10만원대 저가 스마트폰 X2를 출시했다. 데이터 걱정 없이 이어폰만 꽂으면 라디오를 즐길 수 있는 실속형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고화질(HD급) 해상도를 갖춘 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자동으로 사진 초점을 잡는 오토샷 기능을 갖췄다. 지난 3월 출시한 20만원대 스마트폰 X4는 모바일 결제기능인 LG페이, 손가락을 지문인식 버튼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셀카를 찍거나 화면을 캡처할 수 있는 '핑거터치' 기능이 있다.

양 사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는 까닭은 갤럭시S9과 G7 씽큐 등 상반기에 선보인 프리미엄폰 판매량이 국내외에서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 안팎으로 전 분기 대비 40%가량 줄고, LG전자 역시 1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산 스마트폰 견제

중저가폰 출시 붐은 외국산 스마트폰들의 국내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외산폰의 무덤'으로 통했던 국내 시장에서 해외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일본 샤프는 스마트폰 아쿠오스S3를 지난달 26일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했다. 30만원대 가격에 구글의 AI 비서 서비스를 적용하고 6인치 디스플레이, 후면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중국 샤오미는 이달 중 국내 통신 3사에서 '홍미노트5'를 출시할 예정이다. 5.99인치 디스플레이, 후면 듀얼 카메라 등 고성능 부품을 장착했지만 가격이 30만원대에 불과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은 모델이다.

중국 화웨이 역시 지난 5월 전국에 스마트폰 수리센터 66곳을 확보한 데 이어 하반기에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해 점유율을 높이고 브랜드를 알린 뒤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007년 일본에 진출한 화웨이는 현재 일본 자급제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한 데 이어 고가 프리미엄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며 "일본 사례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업체들은 안방 시장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문 기자(rick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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