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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욕심 때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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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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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사장의 자살로 이어진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이 박삼구 아사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에 대한 미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납품업체 중 하나이므로 당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도의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래 아시아나 항공은 국내 주요 기내식 업체 중 하나인 독일 루프트한자 소속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통해서 공급받고 있었다. 하지만 양사의 관계는 아시아나 항공이 기내식 공급계약 협상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 달라고 요구하며 틀어졌다. LSG 측은 해당 사안을 지난해 8월 공정위에 신고했다. “기내식 사업 계약을 빌미로 금호홀딩스에 지원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거래 및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LSG 대신 지난해 2월 아시아나가 택한 것은 중국 하이난항공과의 합작회사 방식이었다.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세우고 30년짜리 기내식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중국 하이난 그룹은 금호홀딩스의 BW 16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당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대주주 지분 42%를 되찾아 금호그룹을 재건하는 데 집중하느라 자금확보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이던 기내식 공장에서 지난 3월 화재가 발생했다. 정상적으로 납품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아시아나 항공은 중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3개월짜리 단기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샤프도앤코는 일일 3000인분이 넘는 대규모 공급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필요로 하는 3만인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애당초 아시아나가 다른 급식업체를 알아봤어야 했다는 얘기가 이 때문에 나온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일 아시아나는 ‘기내식 대란’을 맞고 말았다. 지난 1일 국제선 항공기 51편이 기내식을 싣지 못해서 잇따라 지연운항했다. 휴가철을 맞이한 이용객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2일에도 기내식 대란은 이어졌고, 납품 조건을 맞추지 못해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 업체 사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업계에서는 불과 공급 여력이 10분의 1에 불과한 업체를 선정하면서 벌어진 이번 ‘기내식 대란’이 여름 휴가철 내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필요 분량의 기내식을 다 조리했지만 이를 포장·운송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진 것이며, 해당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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