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마크롱 대통령을 26일(현지시간) 교황의 바티칸 서재로 맞이해 이례적으로 긴 대화를 나눴다고 교황청이 밝혔습니다.
유럽이 난민 문제로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은 이날 난민 문제부터 환경 보호, 분쟁 방지와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 군축, 프랑스 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또한, 유럽의 미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의 분쟁 해결 전망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교황청은 설명했습니다.
이날 만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에 다른 나라 정상들을 접견할 때 할애하는 시간에 비해 2배 가까이 긴 57분 동안 이어져,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교황은 과거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는 50분, 그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30분 동안 만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환담을 마친 뒤 서로 양 볼에 입을 맞추는 인사를 나누고,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힘차게 악수를 하는 등 보기 드문 친밀감을 나타냈습니다.
교황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도 악수하고, 마크롱 대통령을 배웅할 때는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띠기도 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이날 교황에게 프랑스 신부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1936년)의 희귀 판본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교황은 이 선물을 받고 "이 책을 여러 번 읽었고, 감명을 받았다. 내가 항상 좋아해 온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바티칸과 로마 방문은 최근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며 이탈리아와 서로 껄끄러운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그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지난 10일 국제구호단체의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의 이탈리아 항구 입항을 거부하자, "비인간적이고, 냉소적"이라며 이탈리아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이탈리아 측은 "이탈리아 국경으로 난민들을 돌려보내고 있는 프랑스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며 마크롱 대통령을 '위선자'라고 맞받은 바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이날 이탈리아 정부 측 인사를 만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방침을 바꿔 오후 늦게 로마의 한 식당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회동했다고 ANSA통신 등 이탈리아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두 정상은 오는 28∼29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인 난민정책을 비롯해 유로존 현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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