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산업계에서 VR 기술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즐기기 위한 VR’이 아닌 개발, 설계, 디자인, 협업 등을 위한 ‘전문가용 VR’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용 VR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레 인텔의 HEDT(고성능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인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고가의 서버용 ‘제온(Xeon)’ 프로세서보다 저렴하면서 2018년 6월 기준으로 최대 18코어에 기반한 멀티 코어 성능으로 전문가용 VR 시스템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360도로 둘러볼 수 있는 360도 VR 콘텐츠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가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데에는 그만큼 고성능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는 제대로 된 가상현실 구현에 필요한 요소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 속 사용자의 위치와 모션 추적 ▲위치와 모션, 시점에 따라 바뀌는 실시간 물리효과 ▲가상현실 내 사물과 사용자의 상호 반응 ▲단순 스테레오가 아닌, 위치와 방향, 거리까지 구현해야 하는 가상현실 사운드 등 그래픽 성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각각의 요소들을 모두 통합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려면 그만큼 높은 멀티 프로세스 성능이 요구된다.
코어 수에 한계가 있는 일반 개인용 프로세서보다 코어 수가 더 많아 복잡한 작업을 더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는 인텔 코어 X-시리즈가 더 유리한 이유다.
실제로 이미 완성품 워크스테이션 제조사들도 VR 작업용 워크스테이션에 인텔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를 도입하고 있다. HP의 경우 급증하는 전문 VR 작업용 워크스테이션 수요에 대응하고자 자사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 라인업에 기존의 ‘제온’ 프로세서 대신 최대 18코어의 코어 X-시리즈를 지원하는 라인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19일 서울 구로구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IT조선 넥스트 VR 2108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와 HP가 진행하는 VR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소개한 정운영 HP 상무는 “기존의 제온 기반 워크스테이션 제품은 복잡한 연산 성능을 요구하는 정교한 CAD 작업이나 시뮬레이션 엔지니어링 작업에 적합하지만, 멀티코어 처리 성능이 우수한 코어 X 프로세서 기반 워크스테이션은 VR 작업 환경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HP에 이어 연사로 나선 김준호 인텔코리아 상무도 “가상현실의 핵심은 얼마나 몰입도가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CPU의 성능은 VR 콘텐츠의 품질과 몰입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인텔이 6월 초 컴퓨텍스에서 최대 28코어를 지원하는 프로세서 출시 계획을 밝힌 것도 차세대 VR로 갈수록 더욱 고성능의 멀티코어 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연구실 단계의 VR 기술이 본격적으로 산업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상업용 VR 헤드셋 ‘HTC 바이브’와 ‘오큘러스 리프트’가 정식 출시된 2016년 4월부터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고작 2년여밖에 흐르지 않은 VR 시장은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아이나 다름없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나 볼법한 더욱 사실적이고 정밀한 VR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전문가용 멀티코어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는 현시점에서 차세대 VR 시대의 도래를 더욱 앞당길 열쇠로 떠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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