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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은행이 'M&A·빅데이터 전문가' 뽑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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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기관영업·디지털금융…

핵심사업 확장 따라 전문인력 수혈

점포 축소, 채용비리 의혹 부담 영향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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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은행들이 투자은행(IB), 기관영업, 디지털금융 등 핵심사업 확장에 따라 전문인력 수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원이 경영·경제 전공자란 말은 벌써 옛말, 은행의 수익원 다각화 전략에 따라 컴퓨터 공학자에서 건설·부동산 전공자, 회계사, 외국어 능력자 등 맞춤형 경력과 능력을 갖춘 인재 찾기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점포 축소 추세와 더불어 신입직원 공채 절차에서 불거진 잇단 공정성 시비에 대한 부담으로 경력채용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해외 IB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이달 중 투자금융 부문 인력을 확충한다. 인수합병(M&A)과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동산금융 자문 및 주선을 담당할 경력자를 찾고 있으며 총 4명 규모로 모집할 예정이다. 관련 경력자를 대상으로 공인회계사나 건설, 부동산 전공자, 어학 역량 우수자 등은 우대한다. 아울러 IB나 인프라금융, 부동산금융 부문 여신 심사를 담당할 심사역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5월 1억 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미국 가스화력발전소 PF 금융주선을 성공한 데 이어 하반기 뉴욕 IB데스크 진출을 계획하는 등 해외 IB 비즈니스 강화에 나선 KB국민은행이 적극적으로 전문인력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일반직 공채를 통해 ICT(정보통신기술) 부문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것과 별도로 ICT개발 경력직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재 내달 초까지 공공기관·특수법인 등 대외 연계 금융서비스 및 대외시스템 인터페이스를 개발·운영할 ICT개발 전문가를 뽑기 위해 채용 접수를 받고 있으며 컴퓨터 공학 등 관련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우리은행이 104년 동안 독점해온 서울시금고를 따낸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서울시 25개 구금고 입찰을 앞두고 기관영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 5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로 총 1조 3000억원의 자본금을 마련한 카카오뱅크는 총 27개 분야에서 경력 채용을 실시하며 대대적 인력 수혈에 나섰다. 앞서 빅데이터 기반 중금리 대출과 상담 챗봇 등을 선보인 카카오뱅크는 빅데이터 전문가를 비롯해 채널 모바일 개발, 플랫폼 기술 등 개발 부문 전문가를 대폭 충원한다. 아울러 서비스 및 상품 기획, 전략, 리스크 등 일반 분야 인력을 확보해 하반기 전반적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이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장사를 넘어 비은행 부문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며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신입직원 공채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두고 은행별 영업전략에 맞지 않는 획일적 인재 채용에 대한 우려감도 새어나오며 경력 채용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디지털 채널 확대에 따른 점포 축소·인력 구조조정 압박에 따라 은행원들의 ‘은행=평생직장’ 인식이 점차 낮아지는 점도 은행권 경력직 이동 바람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중은행원 A씨는 “이젠 은행원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대라는 생각에 준비해 이직을 고려 중”이라며 “급여보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의 ‘인재 모시기’ 경쟁은 물론 은행 내 IB, 부동산금융 등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을 뺏기지 않으려는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 신한은행 글로벌·투자은행(Global & IB) 부문 직원들에게 인센티브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GIB 특수성을 고려해 직원들의 전문성·경쟁력을 높이고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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