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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맛의 본고장 파리 달군 “내 비빔밥이 최고”… 한국문화원-전주시 경연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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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 수준 요리학교서 10대 1 경쟁 뚫은 10명 최종 대결

각종 과일-해물 이용 손맛 선보여… “한국 역사문화 담겨있어 큰 매력”

동아일보

비빔밥 경연대회 결선에 오른 프랑스 요리사 10명이 20일 파리 15구에 위치한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에서 조리를 마친 뒤 자신이 만든 비빔밥을 들어 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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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요리를 시작합니다.”
20일 오후 7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5구에 위치한 프랑스 최고 수준의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 3층 조리실에서 징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리실에 있던 아마추어 요리사 10명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이들이 요리할 음식은 한국의 전통음식 비빔밥. 이들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전북 전주시가 함께 ‘테이스트 코리아 전주편’의 일환으로 마련한 경연대회 예선에서 약 1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 자리에 섰다.

조리실에는 비빔밥 재료로는 상상하기 힘든 채소와 과일이 즐비했다. 키위 딸기 배 망고 참외 등 과일과 코코아물로 끓인 밥을 넣어 만든 ‘과일 비빔밥’, 석류와 대구를 이용한 ‘여름 비빔밥’, 식혜 젤리가 들어간 비빔밥 등도 선보였다. 시간이 3분 남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음이 급해진 한 프랑스 여성은 손을 심하게 떨어 가운데에 장식할 계란을 깨지 못해 옆의 출연자가 도와주기도 했다.

심사기준은 모양, 맛 그리고 전통 혹은 독창성 세 가지로 진행됐다. 심사위원은 프랑스 요리 명인 자격을 가진 필리프 그롤 르 코르동 블뢰 요리학과장과 전주 한식 명인 우순덕 셰프 등 5명으로 꾸려졌다.

그롤 학과장은 “비빔밥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오랜 전통음식이라는 것이 프랑스인들에게는 가장 큰 매력”이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빔밥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의 비주얼, 맛있는 냄새, 상상력 그리고 원재료의 특성을 잘 살렸는가를 중점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르 코르동 블뢰 셰프 올리비에 귀용은 고추장이 많이 들어간 1번 후보 비빔밥을 먹고는 시뻘게진 얼굴로 “너무 매워”라면서 물을 연신 들이켜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심사를 거쳐 전통 비빔밥에 계란 노른자와 무로 가운데 꽃 모양을 만들어 넣은 ‘전통 꽃 비빔밥’과 갑오징어 먹물을 넣어 이탈리아 먹물 리소토 형식을 결합해 만든 ‘갑오징어 먹물 비빔밥’이 우승작으로 선정됐다. 전자는 전통을 잘 살린 점이, 후자는 창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요리사 2명에게는 파리∼한국 왕복 항공권과 전주시 투어 기회가 제공됐다. 전통 꽃 비빔밥을 만든 엘로디 씨는 “전주와 부산 등을 다니며 식도락 여행을 하고 싶다”며 “전주비빔밥도 현지에서 꼭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비빔밥이 냉동음식으로 출품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순덕 셰프는 “한국 비빔밥은 영양이 균형 있게 갖춰져 있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며 “고추장 대신 크림소스, 채소 외에 과일을 쓴 비빔밥 등도 오늘 선보였는데 이처럼 현지 입맛에 맞는 비빔밥을 잘 개발하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21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열린 ‘전주의 날’ 행사 때 진행됐다. 한국문화원과 전주시는 떡갈비, 김치, 쌀밥 등 대표 한식의 레시피를 프랑스어 1분 동영상으로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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