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부착용 ‘빨간 원 스티커’ 배부 불법촬영 범죄 심각성 공감하고 영상 촬영·시청 않겠다는 캠페인 경기남부 카페 120곳 자발적 참여 전문가 “공동체 치안 활동 효과 커”
성남테크노과학고 학생들의 스마트폰에 몰카영상을 시청하거나 촬영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빨간 원이 붙어 있다. [김민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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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부착한 빨간 원 스티커. [김민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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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카페 위 트러스트도 빨간 원 캠페인 참여가게다. 매장 안쪽에 참여가게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 카페 김도경(27) 대표는 영업을 마친 심야에도 밤새도록 주택가 안쪽에 자리한 카페의 외등을 켜 주민들의 안심 귀가를 돕고 있다. 김 대표는 “수익활동과 지역민을 위한 공익 활동을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빨간원 캠페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공동체 치안’을 만들어보려는 실험이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9월 경기남부경찰청과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LOUD·라우드)가 손잡고 처음 시작했다.
‘빨간 원 캠페인’에 참여 중인 한 카페 대표가 인증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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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원 캠페인에 동참한 고등학생들이 관련 영상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성남테크노과학고 영상제작과 3학년 김세희·심수현·홍인표·최연재 학생이다. 이들은 불법촬영을 근절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홍보영상을 제작 중이다.
지난달 30일부터는 경찰·대학이 주도하던 이 캠페인이 민간 주도형으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 ‘빨간 원 캠페인 참여가게’라는 인증 스티커가 붙은 카페가 빨간원 스티커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캠페인에는 사회 이슈에 관심 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을 통해 참여신청을 받았는데, 안양 성결대 내 학생회관 카페 SKU를 시작으로 현재 120여곳에 이른다. 일종의 공동체 치안모델이라는 점에서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익명 신고시스템인 캐나다의 ‘크라임 스토퍼(Crime Stoppers)’ 프로그램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경기남부경찰은 빨간 원 참여가게에 1000명~2000명이 부착할 수 있는 양의 스티커를 보급하고 있다. 명함형으로 제작해 보관이 간편하도록 디자인했다. 참여 상점은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몰카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촬영 피해자는 2015년 6462명에서 2016년 4352명으로 줄더니 지난해 다시 5714명으로 늘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몰카를 찍다 걸리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현호 용인대(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빨간 원 캠페인은 시민참여형 운동으로 많은 사회적 비용은 들지 않으면서 효과는 크다”며 “이런 공동체 치안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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