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남북경협 TF’ 구성…北 산업용 화약시장 선도한다

교통 SOC·자원개발 등 진출 전략 모색

경수로·철도 등 대북경협 노하우 갖춰

“본격화하면 현지 생산거점도 구축할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화가 ‘대북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북한시장 진출 전략 모색에 나선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자사 주력 사업인 산업용 화약을 매개로 북한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19일 ㈜한화는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북한의 교통 사회간접자본(SOC) 및 자원개발 사업 등에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 경제 재건을 위해서는 교통 SOC, 산업단지, 주택, 전력, 식량 등 인프라 체계 전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TF를 중심으로 북한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 인프라 구축 과정에 근거해 북한 화약시장이 앞으로 연간 12~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뒤에는 대한민국 현재 수요량과 비슷한 화약 7만6000t, 뇌관 2700만발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에서도 북한 인프라 투자비용을 약 54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간 SOC 투자비용인 약 19조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때 대북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산업용 화약 산업만 향후 10년간 수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한은 연산 약 10만t의 산업용 화약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연간 사용량은 약 3만t 내외에 불과하다.

㈜한화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남북 경협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1997~2003년 함경남도 신포시 경수로 공사, 2003~2004년 경의선·동해선 철도공사, 2003~2009년 대북경헙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여러 대북경협 사업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 사업기술력과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기술력과 선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제품 운송이 용이한 지역에 거점을 두고 보은사업장에서 생산한 산업용 화약과 뇌관을 육상 및 해상 경로를 활용해 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1952년 국내 최초로 다이너마이트 국산화를 이룬 후, 60여년 이상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 첨단 생산설비 등을 바탕으로 최상의 화약 제품을 다양한 산업 현장에 공급해 오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산업용 화약 원료 생산부터 유통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뤄 안정적 제품 공급을 이어오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호주, 인도네시아 등 해외 마이닝 서비스 사업도 적극 수행 중이다.

㈜한화는 향후 화약 수요가 많아질 경우 원재료 조달이 용이한 지역에 현지 생산거점도 구축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진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