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지자체·지방의회에 감찰 폭풍? 靑 "승리도취에 경각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the300]文 "해이해지지 않게"..하반기 검·경·감사원·국세청 전방위 예고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8.06.18. photo1006@newsis.com



청와대가 연내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감찰하기로 하면서 '지방의 부정부패'가 수면위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이긴 지방정부를 감찰하겠다는 데선 '승리도취'를 정부운영의 최대 적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보인다.

18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통령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감시, 청와대·정부 적극 감찰,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등 3가지를 당부했다. '문재인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방안'이라는 조국 민정수석의 보고를 받고서다. 민정수석실에는 이를 위한 '악역'을 맡아달라고 했다.

조 수석은 과거정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며 특히 지방선거 승리 후 새로 구성될 지방정부 부정부패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수석은 "지난번 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서 토착비리를 근절키로 한 바 있는데, 그 연장선에서 올해 하반기에 지방정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 보고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자신의 친인척도 열심히 감시하라며 세 가지를 당부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감찰 주체로 "반부패정책협의회가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감사원 모두가 들어간다"고 했다. 전방위, 고강도 감찰을 예고한 셈이다. 감찰 대상으로 "이전 지방정부가 아니라 이번에 새로 들어선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지방정부를 말한다"고 밝혔다.

하반기라면 지방정부 출범 수개월 만에 감찰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전통적 열세지역에서 '문재인 효과'로 지방정부나 의회를 접수한 경우, 수 년만의 샴페인을 터뜨리기도 전 감찰 대비부터 해야 하는 셈이다.

문 대통령 발언과 조 수석 보고는 이 점에서 꽤 강력한 경고다. 청와대는 6·13 지방선거 압승 이전부터 이 같은 문제의식을 보여 왔다. 지방정부와 의회에 대한 견제가 취약한 제도에다, 비록 여당이지만 특정정당이 압도적 지분을 가지면 감시와 균형에 공백에 생긴다는 것이다. 조 수석의 집권 2기 위험요인 보고도 지방선거 이전부터 준비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어찌보면 승리감에 도취되서 해이해지거나 쉽게 긴장이 풀어지는 경우를 미리 사전에 다잡자,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자치단체장과 의회를 아울러서 얘기하는 것"이라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방선거 승리요인으로 청와대와 내각만 언급하고 여당은 뺐다는 일부 지적에 "일단 전제가 여당의 압승이다. 여당은 빠졌다고 해석하진 말아달라"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민주당이 자신의 이름으로 당의 이름으로 후보를 내세웠고, 그 후보가 당의 깃발을 걸고 선거 전면에 나서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그 역할 뒤에 청와대와 내각이 있다면 그 역할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 것"이라 밝혔다. 또 "오늘 영상을 통해 청와대 직원들을 상대로, 청와대에 파견 나와 있는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이야기라는 점도 전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당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해 "기뻐해도 좋지만, 오늘 이시간까지"라며 "갚아야 할 외상값이 많다" "등에 식은땀이 나는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