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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정민우 이사장의 直talk(112) 시즌 4<본부장이 팀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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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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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영이 다른 것은 사업 성공에 대한 개념 차이다. 정치란 하다가 말아도 누군가 어떻게 평가하기 나름이다. 말하자면 여론의 추이나 언론의 평가에 따라 소위 '절반의 성공'이란 말을 듣는다는 말이다. '절반의 성공' 정말 듣기 좋은 표현이다. 마치 자신이 모두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을 위해 완성을 양보했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치란 원래 남의 돈 가지고 자기가 생색내도 되는 영역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반대로 안되는 것을 되게 하겠다는 막무가내식 정책추진에 있다.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말도 안되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 더 큰 화를 부른다. 우리가 사는 3차원계는 가용 자원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요즘 들어 더욱 명확해졌다 . 예전에는 자원이 무한정 널려있고 따라서 우리가 개발하기에 따라 무한한 자원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생각이 얼마나 헛된 생각인지 밝혀졌다. 지구를 떠나는 것뿐 아니라 바다 밑을 개발하는 것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기에 실제 우리는 향후 특단의 기술적 발전을 겪기 전까지는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최근 빅이슈가 되고 있는 4차 혁명을 유심히 보면 대부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의 개발이나 에너지의 발견이 아닌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을 통한 가상현실의 실현이나 생활 네트워크의 편리함에 편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이제 더 이상 물리적인 생활 환경의 확장이나 탐험에 쓰는 비용에 따른 효용이 기대치를 하회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인공지능의 개발 또한 효율 증대를 통한 지구란 닫힌 생태계 내에서의 자원 절약차원에서 나온 고육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보듯이 지구는 이미 그 수명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상현실을 통해 인간은 정신 및 육체를 모두 인공지능에게 의존하면서 예전과 같은 생활을 영위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움을 넘어 섬뜩하기까지 하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우리가 가는 분위기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란 것이 사실 알고 보면 궁여지책(窮餘之策)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궁여지책을 통해 인류는 지금까지 5000년간 그럭저럭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본부장은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결국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 또한 사실 이 지구의 자원을 가지고 실행하는 이벤트이니 말이다. 앞으로는 계속 아껴야 할 것이다. 이제 그런 흥청거리는 파티는 끝났고 경영에서는 물론이고 이제 정치에서도 절반의 성공이란 실패를 의미할 것이다. 이젠 더 이상 '멀리건' 즉 모두에게 다시 주어지는 기회는 없어질 거란 말이다. 예전에는 안되면 되게 하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영화나 방송에서 보면 안되는 것을 되게 하는 사람이 최고 선망의 인재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사장까지 올라가는 사람이다. 물론 그런 분들이 잘 되는 것에는 다른 장점도 매우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안되는 것은 안되게 나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 2010년부터 느껴진 시대의 변화였다. 세상에 어느 날 갑자기 오는 변화는 없다. 당시는 20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로 모든 사람들이 향후 시장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이미 국제 금융의 큰 손들은 마음의 결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본부장뿐 아니라 누구도 몰랐다. 대한민국에서 손 털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그들은 곧바로 '링팬스'란 당시에는 매우 생소한 전략에 돌입한다. 말 그대로 기존에 벌려 놓은 모든 사업의 결과물들에 반지 모양의 팬스를 치고 조여 나중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물건으로 만들어 팔기 쉽게 만들고 이 나라를 가볍게 뜨겠다는 전략. 모든 다국적 금융기관이 이때부터 이 작업에 착수했고 2017년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외국계 금융사는 손에 꼽을 지경이 되었다. 대부분 이러한 방법으로 자산을 팔고 황급히 나가버린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직에서는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한다. 즉 자신의 회사가 철수하는지도 모르고 조직이나 실적 확장을 위해 예전 방식처럼 '안되면 되게 하라'의 방식으로 뛰어든 관리자들 즉 팀장 말이다. 나중에 대부분 스스로 독박을 쓰게 된다. 그런 웃지 못할 상황들을 옆에서 보면서 본부장은 무척이나 놀랐다. 뻔히 안되는 일들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내려진 명령도 놀라웠지만 스스로 희생자가 되는 줄도 모르고 독이 발린 미끼를 덥석 무는 사람들도 놀라웠다. 이때 본부장은 깨달았다.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다라고. 이때 그러한 압력을 뿌리치고 꿋꿋하게 자신의 본분을 지킨 사람들은 그나마 자리와 명예를 지켜나갔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가차없이 그 대가를 받았다. 물론 본부장은 전자에 속해 있었지만 정말 고독하긴 했다.

명심하자. 팀장이 되면 조직의 명령에 대해 반드시 자신만의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라는 존재는 선과 악을 초월한 존재이다. 그것은 구성원 누군가의 생계와 복지 또는 심적 위안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저 스스로 살고자 하는 생명체이고 그 생명체는 언제나 자신의 생존을 위해 구성원들에게 면밀히 책임소재를 나눈다. 기획단계부터 누군가에게 책임이 돌아가야 하는지 뻔하게 보이는 명령을 회사는 얼마든지 내린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통해 하루 하루 자신의 잠재적 위기를 목표 시간까지 유지한다. 물론 그 목표 시간은 회사에 돈을 투자한 주주들에게 최적의 수익이 보장되는 시간일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상황에 대응해 팀장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야 한다. 팀장 스스로와 팀원들의 안위를 위해서 말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국가 전체 및 기업의 경제규모가 현상유지 또는 축소되는 상황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팀장의 스마트한 처신이 요구된다. 안되는 것이 무엇이고 되는 것이 무엇인지 조직내 누구도 여러분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괜히 입을 잘못 놀려봐야 조직내에서 구설만 날 것이 두려운 것도 있겠지만 사실 그들도 이미 똑같은 명령을 받고 있고 그 명령은 대부분 그들에 의해 접수된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되는 그대로다. 시중에 나오는 팀장의 직무 설명에는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너무나도 리얼한 진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 사람들이 드라마를 오히려 뉴스보다 더 즐기는 것이다. 가공된 신문이나 뉴스 정보 보다 차라리 가상현실 같지만 매우 리얼한 드라마 스토리에 더 몰입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고 한 말은 이러한 고독한 현실에 놓인 팀장들에게 두 가지 메세지를 던진다. 첫째로 평소 스스로 존경 받는 리더로서 처신하라는 말이고 둘째로 조직이 내리는 '안될 명령'에 스스로 냉정한 처신을 하란 말이다. 전자는 조직내 위기에서 여러분을 구할 사람들을 만들어 놓으란 말이고 후자는 스스로 죽을 결정에 끝까지 신중하란 말이다. 어디 가서 절대 못 들을 이야기이니 꼭 가슴에 담아두길 바라다.

[정민우 청년의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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