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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메르켈 난민문제 놓고 EU 정상회담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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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반(反)난민 움직임으로 수세에 몰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난민 문제에 관한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대규모 난민을 수용해 '난민의 어머니'로 불리는 메르켈 총리는 EU 회원국들에 하루빨리 만나자고 요청했다. 난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극심해 오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EU의 난민 수용 정책에 도전하고 있는 데다 독일 집권당 내부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어 메르켈 총리는 위기 돌파가 시급한 상황이다.

FT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반난민 전선을 구축하는 상황에서 난민 문제를 둘러싼 독일 내분은 유럽 전체 난민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난민 수용 선봉장이었던 독일이 반난민 기조로 돌아서면 다른 회원국들이 일제히 난민 거부 행렬에 동참하고, 이는 EU 난민 수용 정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메르켈 총리의 연정 파트너이자 기독사회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다른 EU 국가에서 미리 망명을 신청했거나 신분증이 없는 난민의 입국을 거부하겠다고 예고했다.

제호퍼 장관이 난민 수용을 거부하면 메르켈 총리와의 대연정이 깨질 수밖에 없다. 이는 독일 집권당의 의회 과반 의석 상실로 이어져 메르켈 총리의 국내 정치적 기반을 약화시킨다.

외신은 "메르켈 총리가 긴급 회담을 소집한 것은 여론을 자신 쪽으로 돌려 기사당의 극단적 선택을 막아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는 독일의 반난민 분위기에 반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처럼 반난민 정책을 펴는 EU 회원국들은 독일의 개방 정책이 난민의 EU 유입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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