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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52시간 근무'로 더 기대되는 '작은 취미'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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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문화센터 '작은 취미' 세분화, 퇴근후 직장인 몰려…취미 진단, 제공 서비스도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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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미은씨(32·가명)는 주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회사가 오후 5시 퇴근을 결정하면서 '취미 생활'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각각 주 1회 피아노, 발레핏 강습을 저렴한 가격에 받고 있고 부케만들기 수업도 가고 있다. 골프 연습, 주말여행도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게 돼 생활이 풍성해졌다.

이씨는 "앞으로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각종 동호회 어플도 발달한만큼 이를 활용해 야외활동을 해볼 것"이라며 "저녁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일걱정 없이 여가를 즐길 수 있어 행복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큰 성공을 기대하기 보다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고, 일만큼이나 개인시간도 중시하는 '소확행' '워라밸' 트렌드에 발맞춰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며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옥션은 지난 10일까지 한달간 공예, 미술, 음악 등 취미용품의 2030세대 여성 구매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취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는데다가 백화점, 마트 문화센터 프로그램이 다양화하며 이와 관련된 물품을 구매하는 수요도 는 것으로 보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문화센터, 원데이 클래스 등을 통한 목공예 강좌가 인기를 끌며 관련 상품 매출이 767% 늘었다. 의자, 책상 등 가구류부터 작은 사이즈의 도마나 시계, 스피커 등 다양한 '만들기'가 가능한 상품이다. 판화용품도 286% 늘었고 취미로 유화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늘며 유화세트판매도 23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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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박스 슬로우 위빙 관련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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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악기를 찾는 고객이 늘며 현악기 등 관련 상품 판매도 증가했다.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악기는 클래식기타로 같은 기간 5배(450%)이상 껑충 뛰었고 색소폰과 바이올린 판매도 각각 238%, 141% 늘었다. 하모니카도 지난해 보다 47% 증가했다.

이진영 옥션 리빙레저실 실장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여가생활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관련 구매가 크게 늘었다"며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2030 직장인들이 다양한 취미용품들을 구매하는 트렌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취미족' 증가에 발맞춰 이달초 본점 문화센터에서 '하비박스'와 함께 '하비 라운지'를 열고 고객들의 취미를 찾아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근 워라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취미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행사장에서 고객의 취미를 18개의 성향으로 분석해 찾아주고 관련해 문화센터 강좌를 추천해줬다.

하비박스는 고객 성향과 취향을 분석, 적합한 취미생활을 제안해주는 회사다. 아트공예, 미니어쳐, 디저트 만들기, 슬로우 위빙 등 다양한 취미생활 관련 용품을 정기 배송도 해준다.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도 퇴근 후 문화생활족의 관심이 크게 늘며 수강생이 늘고, 수업 내용도 세분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지난해 전체 8~9% 비중을 차지하던 2030 직장인 세대 수강생들은 올 봄학기부터 20%에 육박하고 있고, 이들이 주로 찾는 퇴근후 시간대 강좌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취미생활로 '꽃가꾸기' '가드닝' 등에 대한 관심이 늘며 단편적인 꽃꽂이 강좌에서 그린인테리어, 가드닝클래스, 다육식물, 여름부케, 센터피스 만들기, 생화 벽걸이 장식 등 분야를 세분화한 수업을 개강했다. 현대백화점의 올 봄학기 문화센터 강좌 가운데 홈가드닝, 플랜테리어 관련 비중은 13%로, 지난해 봄학기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삶의 질을 높여줄 인테리어, 가드닝, 만들기, 운동 등 다양한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하반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이와같은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되는만큼 문화센터 강좌는 물론 관련 상품, 마케팅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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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롯데백화점이 하비박스와 손잡고 진행한 고객 취미 제안 서비스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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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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