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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경총, ‘어색한 동거’ 계속…사태 7월로 넘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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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중 부회장 둘러싼 내홍 장기화 조짐…경총 ‘속앓이’

- 7월 주52시간 근로제ㆍ최저임금 인상 등 굵직한 현안 쏟아지는데…

- 자진사퇴 않고 버티는 송 부회장 해임 위해 이사회ㆍ임시 총회 열듯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조직 내 갈등 문제로 촉발된 경총 사태가 7월까지 장기화할 조짐이다.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사실상 자진사퇴를 권유한 경총 회장단의 뜻과 달리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다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총이 송 부회장의 거취를 놓고 두루뭉술한 메시지를 낸 것도 사태 수습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럴드경제

[사진=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클럽에서 경총 회장단 회의가 열린 가운데 직무정지 조처를 당한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오른쪽)이 회의장에 들어가며 손경식 회장과 조우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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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총에 따르면 송 부회장은 이날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으로 정상 출근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으로부터 직무정지 조처를 당했지만 매일 출근을 지속하는 상태다.

경총 회장단은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송 부회장에게 사실상 자진사퇴를 권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회장단의 공식 입장은 애매했다.

회장단은 당시 “이번 사태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발표했다.

회장단 관계자들은 이 말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들에게 끝까지 말을 아꼈다.

경총 고위관계자만 “회장단이 송 부회장을 해임이나 면직 대신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백브리핑’에 가까웠고 경총의 공식 메시지는 아닌 셈이었다.

송 부회장이 “회의에서 명시적으로 자진사퇴 권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 것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에도 버티는 송 부회장의 입장과, 초강경 메시지를 너무 빨리 내놓고는 내치기위한 명분쌓느라 고민에 빠진 경총의 속내가 복잡하게 얽혀 사태가 꼬여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저도 빨리 수습하고 싶다. 회원사를 위해 빨리 일해야 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경총은 이미 송 부회장을 두고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거나 “소신과 철학이라면서 경총의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는 건 잘못된 일이며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도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등 강한 표현으로 비판한 바 있다. 현직 상임 부회장을 두고 “같이 갈 수 없다”는 입장을 이례적으로 분명히 한 것이다.

송 부회장은 계속 정상 출근하며 손 회장은 물론 경총 사무국과의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사태 해결은 7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경총 회장단은 회장단 24개사를 포함한 이사사(社) 145개사가 참석하는 정기 이사회를 7월초 소집하고 이후 임시총회를 열어 송 부회장을 해임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번 내홍이 결국 해임으로 끝날 경우 송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큰 명예실추가 되고, 경총 전체로는 손 회장을 비롯한 경총 회장단의 리더십 타격도 불가피해진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 등 7월에 다가오는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도 경영계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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