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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단독] "용퇴 대상도 아닌데…" 22기 이상호 검사장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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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재직 중인 '공안통' 이상호 검사장(49·사법연수원 22기)이 사의를 밝힌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로써 이번 정기 인사를 앞두고 퇴직을 결심한 검찰 고위 간부는 모두 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검사장은 최근 사의를 밝힌 다른 간부들과 달리 이번 인사의 용퇴 대상이 아닌 22기여서 용퇴를 결심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퇴직 의사를 밝힌 간부들은 모두 고검장을 지냈거나 고검장 승진 대상인 19, 20기가 전부다.

검찰 일각에선 그가 이번 정부의 '공안 적대' 기류 탓에 지난 1월 정기인사 때 불이익을 받아 대전지검장 부임 5개월 만에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됐고 이번 인사를 앞두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간부들은 또 문무일 검찰총장(57·18기)이 최근 청와대 및 법무부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벌일 때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검사장 자리 줄이기'를 위해 희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 검사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사퇴 인사'를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검찰 수사는 '착수가 정당해야 하고 과정은 적법해야 하며 결과는 합리적'이어야 바르고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돼 아쉽지만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기원하고 성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2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재직 당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등을 수사했다. 2014년 서울남부지검 차장 재직 당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정착시키고 '서울시 시의원 재력가 살인 교사 사건' 등을 지휘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재직 때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살인미수 사건' 등을 지휘했다.

한 후배 부장검사는 그에 대해 "강하지만 합리적인 리더십과 공안 특수를 넘나드는 꼼꼼하고 무리하지 않는 수사 태도를 배웠다"고 말했다.

이 검사장은 1996년 서울남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법무부 공공형사과장 및 공안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서울남부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대전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주 초로 예정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위해 18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인사 발표는 이르면 19일 이뤄질 전망이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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