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공기 중의 수분을 모아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물을 만드는 데 공기와 햇빛 외에는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 사막뿐 아니라 각종 오염으로 마실 물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UC버클리 공동 연구진은 지난 8일 "수분을 흡수하는 소재인 금속유기구조체(MOF)를 이용해 상대습도가 평균 20% 이하인 애리조나주의 사막에서 마실 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MIT의 한국인 연구자인 김현호·양성우 연구원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야외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 UC버클리 연구원들이 금속유기구조체(MOF)로 만든 물 수확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연구진은 최근 이 장치로 애리조나주 사막에서 마실 물을 얻는 데 성공했다. /UC버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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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장소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부근의 사막 지대였다. 이 지역은 습도가 밤에 40%, 낮에는 8%까지 떨어져 미국에서도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물 수확 장치가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은 밤에 수분을 흡수했다가 낮에 방출해 물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가인 지르코늄을 알루미늄으로 대체해 지금보다 30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면서 두 배 많은 물을 만들 수 있는 MOF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구 대기에는 총 13조 리터에 이르는 물이 수증기 형태로 떠다니고 있다"며 "이 수증기만 제대로 모아도 식수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올여름 캘리포니아주 남동부 모하비 사막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새로운 알루미늄형 MOF를 실험할 계획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셋째로 기온이 높아 '죽음의 계곡'이라 불린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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